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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트 Oct 10. 2019

뉴욕에서 백인 찾기

뉴욕이란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은 어떤 인종을 떠올릴까.

내가 TV나 영화, 사진으로 본 뉴요커들은 주로 백인이었다.

여행 중 방문한 관광지에는 현지인보다는 관광객으로 바글댔지만,

거기서 근무하시는 분들이나 상점 점원분들, 뉴욕 거리 구석구석에 다니는 사람들, 대학로 근처(대학으로 관광을 오는 사람은 유학을 염두에 두지 않는 이상 드물 것이다.)를 어슬렁 거리며 다니는 사람들은 현지에 사는 뉴요커일 것이다.

그런데 내가 자연스럽게 떠올렸던,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다양한 인종을 볼 수 있었다.

멜팅 팟이나 샐러드 그릇으로 불리는 다민족 도시임을 실감했다.


(멜팅 팟(melting pot)은 다양한 민족이 섞여 살고 있는 도시, 또는 그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스라엘 쟁윌의 연극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다민족 국가 미국을 상징하는 단어로 유명하다. 각각의 이민자 문화가 서로 혼합되어 동화, 결과적으로 단 하나의 유일한 공통 문화를 형성해가는 사회를 말한다. 뉴욕 같은 도시에 그러한 상태를 형용하는 말로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뉴욕의 실태는 각각의 문화가 공존하고 있으나 하나로 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 개념은 이제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대신에 샐러드 그릇(salad bowl) 혹은 문화적 모자이크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것은 다문화주의를 나타낸다.- 출처 위키백과 )


그런 광경이 익숙해질 때쯤 난 하나의 의문을 가졌다.


도대체 백인들은 어디에서 일을 하는 거지?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으나 생각해보니

길에서 우연히 지나치는 백인들을 제외하곤 내가 주로 가는 상점, 박물관, 쇼핑센터, 스타벅스, 레스토랑, 유명 관광지 등에서는 근무하는 백인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보통 히스패닉계나 아프리카계가 많았다.

델리를 운영하는 분들 중에는 아시아계를 몇 번 보았다.

샐러드 가게, 던킨도넛, 스타벅스, 박물관 데스크, 옷가게 등 예외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록펠러 센터에 올라 뉴욕의 전경을 구경하고 싶어 낮에 표를 예매하고 저녁에 올라가게 되었다.

(록펠러센터의 탑 오브 더 락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표를 구입하고 정해진 시간대에 입장해야 하기 때문에 몇 시간 텀이 생긴다.)

저녁에 전망대에 올라가려 했을 때 티켓을 숙소에 두고 온 게 생각났다.

영수증은 있었기 때문에 티켓 데스크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내 짧은 영어실력 때문인지 이야기가 잘 되지 않았다.

그 직원과 다른 직원, 데스크에 있는 몇몇 직원에게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며 설명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그들은 결국 자신의 보스를 불렀다.

몇 십분 후에 매니저 급의 여자 보스가 왔는데 수수한 외모의 금발의 백인이었다.

난 그녀에게 다시 나의 상황을 설명했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나의 상황을 이해했고, 곧바로 조치가 들어가 나의 문제는 해결되었다. 책임자라서 아마 조치가 빠를 수 있었을 것이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고속 엘리베이터 천장. 영상을 틀어준다.


그때 나는 백인 근무자를 처음 보았다.

그리고 기억해냈다.

TV에서 봤던 뉴요커들은 백인 보스, 전문직이나 오피스 근무자들이었던 것.

서비스 직종에 근무하는 뉴요커에 관한 이야기를 나는 아직 못 봤던 것이다.(내가 못 봤던 것일 수도, 그런 이야기가 아직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 역시 전문직이나 오피스 근무자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는 잠시 체류하는 여행자 신분? 이기도 하다.

타인종에 의해 백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일까.

아니면 백인들은 일자리 선택의 폭이 비교적 더 넓은 것일까.


록펠러 센터에서 바라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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