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대우증권 [눈길]편
[카피 시작]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행여 그 걸음 아무렇게나 하지 말세라.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자막: 새천년, 투자의 길이 되겠습니다)
[카피 끝]
광고 카피로 ‘시(詩)’가 인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고승의 선시(禪詩)가 카피로 인용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서산대사가 지은 ‘시’로 백범 김구 선생님이 1948년 분단으로 치닫던 조국을 하나로 잇기 위해 북녘 길을 재촉할 때 38선을 넘으며 읊었던 것으로 새로운 천 년이 시작되던 2000년 1월, 어느 기업의 이미지 광고로 사용되었다. 공주 태화산 남쪽 기슭에 있는 오래된 사찰인 ‘마곡사(*)’에 가면 방금 이야기 한 서산대사의 ‘시’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김구 선생님은 동학 신도였는데, 대한제국 말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가담한 일본인 장교를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 나루에서 죽이고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한 뒤 승려로 위장한 채 마곡사에서 숨어 살았다. 그 인연으로 마곡사에 가면 김구 선생님이 통일을 염원하면서 읊으셨다는 이 시구가 적혀있는 푯말이 있다. 우리는 저마다 길을 걷는다. 가끔은 똑바로 난 ‘곧은 길’을 걷기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둘러서 가는 ‘에움길’을 걷기도 한다. 때로는 앞서기 위해 ‘지름길’을 선택하기도 하고, 그리고 길을 걷다가 ‘갈림길’에 서기로 한다. 그러고 보니 참 길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생각이 스쳐 든다. 서산대사와 김구 선생님은 이 시를 통해 무엇을 말씀하고 싶어 하셨을까? 이 시는 사람이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말하고 있는데, 리더가 된 사람은 이런 마음가짐과 자세로 살아가라는 선대의 교훈을 담고 있다. 비단 리더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들에도 이 시가 주는 무게감은 결코 작지 않다. 후세대를 생각하는 마음, 그 마음 가짐이 더욱 더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아내고 있다.
* 마곡사(麻谷寺): 충청남도 공주시 태화산에 있는 사찰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백범 김구 선생님이 '원종(圓宗)'이라는 법명으로 승려로 출가하였다. 봄에는 벚 꽂 그리고 가을에 단풍을 즐길 수 있어 산책하기 좋다.
[눈길]편
광고주: 대우증권
광고대행사/제작사: 오리콤
제작연도: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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