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bby May 26. 2021

[잡부의 노트] 돈쭐내고 금융치료 하는 MZ세대

조선구마사와 선한 영향력, 미닝아웃에 빠진 MZ

개인의 취향과 사회적 신념에 솔직하고 거침없는 MZ 는 요즘 미닝아웃에 빠져 있다.


미닝아웃
의미,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한 단어이다. 소비자 운동의 일종으로서, 정치적ㆍ사회적 신념과 같은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함.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해시태그 기능을 사용하여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하여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거나, 옷이나 가방 등에 메시지가 담긴 문구나 문양을 넣는 ‘슬로건 패션’ 등의 여러 형태로 표현됨. 남들에게 밝히기 힘들어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자기만의 의미나 취향 또는 정치적ㆍ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현상을 뜻하며 2018년 대한민국 소비 추세로 선정된 바 있음.


미닝아웃은 자기 뜻에 따라 소비하는 행태인 소확행, 가치소비, 개념 소비라는 이름으로 존재해 왔다. MZ세대는 단순히 소비에서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 정치 사회적 신념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놀이나 축제와 같은 방법으로 사회적 관심과 다수의 동참을 끌어내고 있다.



MZ는 돈 버는 것 보다 쓰는 데 관심이 많아?


M 세대는 대학진학률이 높고 SNS를 능숙하게 사용하며 자기표현 욕구가 강하고 Z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과 함께해온 디지털 네이티브로 특징 지워져 있다. MZ는 인터넷 발전과 통신네트워크의 진화,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했고, 어려서부터 해당 기술들을 경험해 ICT 기술과 정보 습득과 이용에 익숙한 세대이다.


MZ세대는 반복되는 경제 위기와 저성장을 겪으면서 성장해 왔다. 동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리먼사태 및 서브프라임 사태, 코로나 위기 등 반복되는 경제 위기를 통해 기업파산, 취업난, 자산 가격의 급등과 급락을 경험하면서 N포 세대라는 용어가 탄생할 정도로 노력이 꿈을 실현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고 있다.


MZ세대는 모바일을 통해서 모든 것을 필요한 순간에 쉽고, 편리하게 획득하면서 음식 구매, 쇼핑, 금융 활동, 교육 및 학습 등의 삶의 모든 부분을 ICT 기술로 영위하면서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우선시하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난 MZ는 자연스럽게 온라인에서 연대하는 법, 각자를 존중하며 목소리 내는 법을 터득한 세대이다. 환경, 윤리, 사회적 책임 등의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MZ에게 매우 어렵지 않은 일이다.


MZ는 부모세대 만큼 쌓아둔 부는 없지만 ‘먹고사니즘’보다 사회를 움직이는 힘인 ‘돈’을 어디에 써야 가장 효과적인지 알고, 그 힘을 사용할 줄 아는 세대이다. 그것이 MZ가 미닝아웃을 대하는 자세이다. 영화 베테랑의 대사처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출처: Behind the Buttmoji: Kim Kardashian West on Her Favorite Kimojis


‘금융치료’와 ‘돈쭐’,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을 기반으로 MZ의 미닝아웃 현상에 관해 설명해보려고 한다.



여기 금융치료 필요해요.


MZ의 미닝아웃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일본 불매운동이었다. 그 어느 세대보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던 MZ 세대는 가장 적극적으로 불매운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MZ는 이성적인 불매운동으로 미닝아웃 하면서 상황에 대응했다. MZ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슈를 무역 보복으로 연결한 일본 정부의 행동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며, 이에 정당한 저항으로 일본 불매를 선택했다.


MZ가 싫어한 것은 일본이나 일본인이 아니었으며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에 경제보복을 하고 혐한에 대응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저항은 경제적 타격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비한 일본 제품은 결국 일본 기업과 경제에 기여하게 되고 이는 곧 일본 정치에도 기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MZ는 불매운동, 금융치료가 법률적, 제도적 대책이 효과적이지 않을 때도 유효하다는 것을 학습으로 배울 수 있었다.


지난 3월에는 SBS의 ‘조선구마사’가 방영 2회 만에 전회차 드라마 편성이 취소된 전례 없는 일이 발생했다.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 이슈로 시끌시끌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풍 소품과 의상의 고증 문제는 물론이고, 태종을 살인마로 만들고 세종(충녕대군)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등 사안이 매우 심각했다. 드라마는 중국 자본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며, 작가는 조선족 논란이 일 정도로 그동안 집필한 드라마에서 수많은 역사 왜곡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다.


방영 직후, 방영금지라는 구체적인 행동까지 끌어낸 것은 SNS와 커뮤니티의 주류인 MZ세대의 “금융치료”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드라마의 광고주 리스트가 돌아다녔으며, 자발적으로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불매운동과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결국 방영 4일 만에 방영 중지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MZ는 자본주의에서는 돈줄을 자르는 금융 치료가 방통위 (제도, 법)보다 더 낫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MZ는 사진의 신념과 목소리를 돈을 통해 드러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사회적으로 공분을 사는 일들, 법도 제도도 바로잡지 못한 일들을 바로잡기 위해, MZ는 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http://m.week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C02&nNewsNumb=002652100012


돈쭐내주러 갑시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어려웠던 올해 3월, 홍대의 한 치킨집 사장님이 올린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해당 치킨집의 사장님은 형편이 어려운 형제에게 선뜻 치킨을 대접해 주었고, 이에 감동한 학생이 치킨집 본사로 편지를 보내게 되면서 알려졌다. 이러한 사연이 온라인에 퍼지자 전국 각지에서 누리꾼들이 “돈쭐”을 내주겠다고 치킨을 주문하고 심지어는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왜 MZ는 돈쭐을 내려고 이렇게도 유난을 떤 것일까?


크리테오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52%가 ‘친환경·비건 등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소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MZ는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면 가격이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특성이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내 소비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답했다. 특히 MZ세대의 주축인 10대와 20대는 절반 이상(10대 58.3%·20대 53.7%)이 올바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더 들일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주경제)


글로벌 리서치 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상당수의 밀레니얼(46%)과 Z세대(42%)가 사회적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용감한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답했다. MZ세대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기업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자신의 의사를 소비 행위로 적극적으로 표출한다는 의미다.


MZ세대는 돈쭐내기를 통해 사회에 바람직한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MZ는 누구나 정당한 대가를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해관계에서 일방적인 희생을 바라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MZ세대의 유난은 자신의 이익이 아닌 ‘공존’을 위한 선한 오지랖이다.


https://www.ajunews.com/view/20210302161407259


우리는 MZ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거리낌이 없고 선한 영향력에 어느 세대 보다도 관심이 많은 MZ. MZ는 시장을 주도하는 이용자 세력으로 성장했다. MZ에게 선택 받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행복에 공감할 수 있는 취향 소비 욕구 충족은 물론이고, 공정한 규범 준수의 진정성을 가지고 사회 이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략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은 비즈니스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 정책, 정치 분야에서도 MZ의 미닝아웃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MZ에게 미닝아웃은 감정적인 집단 대응이 아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이다. 기업이든 정부든 환경, 윤리, 젠더, 사회적 책임, 갑질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금융치료”의 타깃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선한 영향력에 관심이 있다면 MZ의 “돈쭐” 타깃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출처: https://giphy.com/gifs/millennials-ok-SwarQUAIAprRGgt78s




[참고문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 MZ세대 분석 및 제언 (2021 KISA 리포트)

[아주 돋보기] 사장님, ‘돈쭐’ 나볼래요?…MZ세대 新소비 풍속도 (아주경제, 2021.03.02)

집회?시위? ‘금융치료’로 본때 보여주겠어! (주간조선, 2021.04.05)

작가의 이전글 [잡부의 노트] MZ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