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가 파열된 지 언 한 달.
드디어 수술을 했다.
침대에 실려 수술방으로 들어간다.
천장을 보면 어지러우니 눈을 감으라 하시는 간호사
수술방 앞에서 마취과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곧 있다 수술실로 들어간다.
무서웠다. 담담한 척 해도 이런 병상에 실려 마취하고 하는 수술은 처음이다 보니, 계속 담담한 척, 이겨내기 좋은 날인척 했지만 수술실 근처에서 울리는 이런저런 소음들은 꽤 날 두렵게 했다.
'어차피 이 또한 지나간다'
'그 친구와 그 동생들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용기를 한 두 스푼 떠먹는다.
그리고 수술실로 들어간다.
찼다.
차가운 방에 누워
아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척추와 척추 사이의 작은 공간을 찾아 주삿바늘이 들어온다.
따끔 한 순간
왼쪽 다리가 찌릿하다.
어느새 하반신은 뜨거워지고 아무런 감각이 없어진다.
그리고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새 온 정신이 몽롱해진다.
언뜻 지난 기억들이 꿈처럼. 오늘처럼 쓱 지나가고
수술실에서의 선생님들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다시 꿈처럼. 너도 지나가네. 의식을 따라 희미하게 여러 장면들이 스쳐간다.
병실로 돌아와 덜 풀린 몸으로 반쯤 몽롱한 채로
잠에 들었다 깼다를 반복한다. 오후 6시가 넘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밥을 먹는다.
첫 끼다.
병원밥을 허겁지겁 먹었다.
커튼을 열고 내 이름을 부르시는 주치의 선생님.
'수술은 잘 됐고 다행히 연골은 깨끗해서 안 건드렸어요. 발 디뎌 봤어요? 내일 한번 디뎌봐요. 밥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연골이 안 다쳤단 말이 꽤 반가웠다.
6주 만에 걸을게 곧 으로 줄었다.
다시 볼을 차고 운동을 하려면 1년가량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훨씬 수월할 것 같아 다행이다.
사실 평균 주 2~3회, 많게는 4회 정도 다이어트라는 강박 겸 볼을 차던 내게는 아주 힘든 시간이고 복귀 뒤에도 전처럼은 어려울 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꽤나 아프지만
고난을 이겨내 더 든든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이다.
두려움과 용기는 같이 온다기에.
다가오는 시련들을 족족 이겨내 큰 어른이나 돼보자고.
수술장부터 다시 필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