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한 것치곤 몸이 꽤나 멀쩡했다.
무릎도 째고 안에 터널도 뚫고 봉합하고 무릎도 막 당겨보고 돌려보고 했던 수술 같은데
혈관 따라 기본 제공되는 진통제가 살짝 든 수액과 무통주사 한통 정도가 옆에 걸이에 걸려있었고. 아플 때마다 무통주사가 조금 더 나오는 버튼이 놓여있었다.
마취가 풀려서부터 어제 내내 딱히 그럴싸한 통증도 없길래, 간혹 오는 수술 부위의 통증을 제외하고는 무통 주사 버튼도 거의 누르지 않았다.
'생각보다 수월한 수술이군.'
내 왼쪽 다리를 몇 차례로 감싸고 있는 무거운 고정 장치들만 제외하면 빨리 다리를 내놓고 미국 땅을 밟는 듯한 쾌거로 병원 바닥을 딛고 싶었다.
주말이라 그런가 딱히 교수님의 오더가 없다 보니 다음 사항들은 진행이 잘 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발을 디딜 준비가 돼있는 채로 하루 종일 누워있다 잠깐 앉아 그림 그리고 책을 읽고 핸드폰을 한채 하루를 통으로 보내버렸다.
이른 취침이었다.
하는 것이 없다 보니 오히려 잠들기가 쉬웠다.
한창 잠들어 있는데 잠결에 간병인 여사님이 수액 걸이들을 체크하시더니 '다 맞았네. 이게 마지막인가' 하시는 말씀을 얼핏 들었다.
수액도 마무리되어 가고. 곧 퇴원까지 얼마 안 남았다.
밖엔 눈이 오고 있어 꽤 걱정은 되었지만
여러모로 그저 수월 하다 생각만 다시 하고 잠들었다.
일찍 잠들다 보니 새벽 이른 시간부터 깼다. 다시 잠은 안 올것 같고. 책을 볼까 핸드폰을 볼까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핸드폰이 재밌는 게 많다 보니 정신없이 핸드폰의 세계로 빠져들어갔다.
정신없이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자꾸 다리 쪽이 갑갑하고 쑤시고 아려왔다.
아렸다.
허리도 배기기 시작했다.
허리 밑 쪽이 뭔가 다 당기면서 도저희 누워있을 수도
그렇다고 다리 때문에 일어날 수도 없었다.
와, 진통 수액과 무통주사가 실로 어마어마한 녀석들이었던 거다. 혈관따라 조용히 들어오길래 몰랐다.
그 상태로 뒤척이다 아침을 맞이했고 부랴부랴 자존심 버리고 진통제들을 마구 요구 하기 시작했다.
약과 주사, 혈관 주사까지 총 3방을 차례로 맞았다.
해가 한창 뜨고 질 준비를 할 때야 어물쩡 잠들었다.
너무 만만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