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아나 Jul 19. 2024

PM의 모든 것과 막역해지기

프롤로그

"헉..헉.. 여기가 게임 업계에서 사업 PM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주는 곳 맞죠??"


라고 누군가 헐레벌떡 뛰어와 문을 덜컥 열고 묻는다면 나는 도대체 뭐라고 답을 해야 할까. 사업 PM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부터 오랫동안 고민했다. 음 PM 이야기를 하긴 할 건데, 그렇다고 정석을 알려드리는 건 아니고요.. 어 그러니까.. 하며 어버버 말을 하게 되지 않을까. 이 브런치북은 그런 사람이 쓰는 PM에 대한 글이다. 정통성과 신빙성을 따진다면 못 미더울 수 있다는 뜻이다.


직업병일 수도 천성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에는 정답이 없다 생각하는 편이다. 여기서 정답이란 다른 이들에게 적용하면 똑같은 결과값을 얻을 수 있는 입력값 같은 개념이다. 확실하게 망하는 정답은 있겠지만, 잘되는 정답지란 살아보니 꼭 정해져 있지만은 않았다. 이 생각은 PM으로 일을 하면서 더 확고해졌다. 스스로의 기준을 높게 세우고 내가 만족할 만큼 해낸다면 그게 성공이고 정답이었다. 내가 전도유망한 게임을 출시하거나 요직에 올랐다면 이 얘기라도 신빙성이 있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이것도 실패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책을 쓰며 'PM이란 무엇인가 두둥' 하는 가르침이나 'PM이란 자고로 이런 일들도 해내야죠!' 하는 자화자찬을 쓰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점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렇게 써봤는데, 쓰면 쓸수록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한 지질한 글이 탄생해 버려 폐기했다. 그리고 내가 거쳐온 직무 루트, 마주한 게임 업계 특수성에 대한 경험을 PM의 입장에서 쓰기로 했다. 회사, 프로젝트, 장르, 서비스 시장마다 개개인의 경험이 백이면 백 모두 다를 것이고, PM은 특히 그 폭이 넓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정답도 없고 모두를 대표할 수 없다면 어느 PM 경험을 통해 게임 업계의 재미와 PM이라는 직무의 뿌듯함을 소개하고 싶었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여기까지 왔어요 데헷, 근데 게임 업계랑 PM은 이렇더라고요? 웃기죠?'라는 마음이 부디 글에서 잘 나타났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소개한다면 PM의 모든 것을 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PM의 모든 것과 막역해질 수 있는 친근한 이야기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 나는 PM의 다양한 정의와 업무 범위, 실제 업무 루틴, 빠지는 딜레마에 대해 쓰기도 했고, 게임 업계에만 있는 재밌는 상황들을 담기도 했다. PM으로서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경험한 것들을 최대한 많이 녹이고자 노력했고, 단편적 감상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진중함을 담고자 했다. 훗날 아쉬움은 생길지언정, 현재의 성취가 모자라다 느끼지는 않을 정도로 정성을 담아 썼다.


다만 그럼에도 글이 PM의 모든 것이 아니라 모든 것과 막역해지는 이야기인 이유는 나 스스로가 완전한 PM이 되어가는 과정 중이기 때문에 그렇다. 성장하는 내 모습과 별개로, 좋은 선배들을 보면 아직 배워나가야 할 스킬셋과 마인드셋이 여전히 많다고 느끼니까. 경력자들도 계속 배워가는 마당에 7년 차 미들 PM이 게임 사업에 대해 떠드는 것도 조심스럽기도 하고...? 여하튼 비록 부족하더라도, 일하며 겪은 경험과 깨달음은 내가 PM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보탬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 시행착오와 생각들을 믿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여기에는 겜알못이 겜잘러에게 쥐어 터져 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PM이라는 직무에 막역해지기 위한 담백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여정의 기록이 부디 여러분들께 재밌고 흥미롭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소 모호해 보일 수 있는 PM의 단면들이 글을 통해 조금 더 막역해질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


이전 05화 게임 사업의 져니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