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식당, 야구장, 영화관 할 것 없이
대부분 키오스크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어느 날, 그 앞에서 주문을 헤매는 어르신들을 보고도 모른척한다는 야박한 사람들의 기사글을 보았다.
‘나이 들면 못할 수도 있지, 좀 도와주면 되는 걸. 참 인정 없는 세상이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에, 문득 엄마에게 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엄마에겐 이 세상의 편리한 모든 것들이
꽤나 불편한 일이었다.
스마트폰으로 보험료를 청구하는 일,
TV로 넷플릭스에 접속해 드라마를 보는 일,
쿠팡에서 물건을 주문하는 일.
엄마는 그 쉬운 무엇 하나 쉽게 해내지 못했다.
그렇게 엄마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때로는 미루었고,
때로는 "엄마는 이런 것도 못해서 어떡하려 그래?"
말하며 엄마를 눈치 보게 만들곤 했다.
시간이 많이 드는 일도 아니고
몸이 번거로운 일도 아닌데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해준다고 유난을 떨어 댔는지.
조금은 더 살갑게 알려줄 수도 있었는데
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쉬우면서
엄마를 이해하는 일은 매번 그리 어려운 걸까.
아직 엄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새삼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