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도록 찬 바람이 온몸을 스쳐간다.
얼음 같은 써늘한 냉기가 구석구석 스며들어
복잡하게 얽힌 머릿속마저 얼려버렸다.
나는 그제야
얽혀버린 사고를 멈추고
차디찬 풍경 앞에 멈춰 선다.
봄, 여름, 가을이 여러 색의 수채화라면
겨울은 한 폭의 수묵화인 듯,
흑백만 존재하는 이 세상에서
나는 먹으로 찍은 검은 점이 되어
우두커니 서있다.
차갑게 얼어붙은 이 계절에
심연의 어떤 색도,
어떤 사고도 드러나지 않는
그저 한 점의 수묵화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