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는 크게 순니파와 시아파로 구분되는데, 처음 들으면 어느 쪽이 순니이고 시아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본디 암기도 편법으로 하는 것을 좋아라 하는 나는 "순이(순니)가 대세이고 시아준수는 저물었다"와 같은 식으로 외운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사우디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북아프리카 등에 다양하게 분포된 대세(?)가 순니파이고, 이란을 중심으로 10% 남진 분포된 종파가 시아파이다. 첨부 지도를 보면 조금 더 확연하게 알 수 있는데, 짙은 녹색 부분이 시아파, 그리고 연두색 부분이 순니파이다.
이 둘은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죽고 난 후부터 갈라지기 시작했는데, 후계자가 불명확했던 당시 혈통주의 쪽으로 간 종파가 시아파이고, 예언자는 무함마드(마호메트)에서 끝났다고, 칼리파는 지도자일 뿐이다라고 믿는 쪽이 순니파이다. 대체로 사우디나 카타르 등의 나라를 떠올리면 순니파는 히잡이나 부르카, 차도르 같은 것을 두르며 다니는 답답한 이미지를 생각하지만, 터키와 같이 인구 7천만 명이 넘는 순니파의 나라에 가보면 여성들이 그런 것 없이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터키라는 나라가 만들어진 백여 년 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타튀르크라는 당시 지도자는 이슬람교라는 종교와 문화는 받아들이되, 정교는 분리하자는 세속주의 노선을 나라의 기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천년 넘게 이어져오던 칼리프제를 폐지하고, 일부일처제의 확립, 그레고리력의 도입, 문자도 아랍어에서 로마자로 바꾸어 놓았다. 터키 이스탄불의 관문은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인데, 여전히 터키인들은 이 아타튀르크에 대한 호감이 상당하다. 나는 예전에 아라비아 반도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이슬람교인들의 엄격한 삶을 보며 나를 되돌아본 기억이 난다. 사실 이슬람교는 기독교와 그 뿌리가 같은데, 아브라함으로부터 파생된 종교이며, 모세오경과 같은 부분은 같은 율법과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슬람교에서 돼지고기나 문어 따위의 해산물을 먹지 않는 이유는 레위기 및 신명기 등에서 절대자가 부정한 음식이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절대자는 기독교에서 하나님이고 이슬람교에서는 알라신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아브라함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면 같은 절대자일 수 있다.
얼마 전 어느 잘 나가는 래퍼가 연말 시상식에서 요한복음을 암송했다고 한다. 이게 잘 한 일인지, 못 한 일인지 나는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다만 다른 불교신자가 시상식에서 다라니경을 외거나, 이슬람교 신자가 그래미 어워드에서 코란을 암송한다면 세계의 대중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가끔 성공한(?)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성공을 위시하여 하나님의 역사를 운운하는데, 나는 과연 이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것인지 조금은 의심스럽다. 사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을 믿으면서 구원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 종교이다. 이 세상에서 그 성공의 척도로 전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기본교리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 해석이란 말이다. 성공의 관점에서 기독교를 바라본다면, 이는 예수 그리스도보다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 쪽에 가까운 가까운 종교가 될 것이다. 실제로 기독교는 당시 서구사회의 거의 전부였던 로마제국의 종교가 된 성공(?) 이후 거의 천년 간 기독교왕국을 만들었다. 종교와 삶이 일치된 사회. 그러한 시도의 결론은 무엇인가. 중세시대를 갈망하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 얼마나 존재할까.
나는 여전히 기독교인이다. 개인적으로는 절대자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인생이 어려울 때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아타튀르크와 같이 종교와 사회는 어느 정도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경의 한 글자 한 글자도 중요하지만, 인류가 자연을 해석한 과학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내가 몸이 아파 병원에 가서 의학의 힘을 빌려 단시간에 치료를 받을 땐, 인류의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과학의 힘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는 물론 수천 미터짜리 교량을 건널 때, 수천 킬로미터의 하늘을 비행기 타고 날아갈 때, 구글맵 내비게이션을 보며 처음 가 본 나라의 도로를 자유롭게 운전하면서도 느끼는 점이다. 인류는 이미 성경이 작성된 시점보다 이천 년을 더 살아왔고, 성경을 집필한 분들이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수렵 사회와 농경사회, 그리고 현대 산업사회의 가치관은 분명 상이할 수밖에 없다. 현대 인류는 더 이상 구약시대의 노예제도나 왕위세습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종교는 자기 스스로의 신념으로, 가능하면 본인만의 사상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필요하면 비슷한 신념을 가진 분들끼리 있는 자리에서 대화를 하면 될 것이다. 자기만의 신념을 공개된 대중에게 강요하는 것은, 어찌 보면 폭력에 가까울 수 있다. 촛불이든 태극기든 각자의 신념이 다른 것이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논리적으로 설득하여 이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내가 이슬람교인이 될 생각이 전혀 없다면, 나도 타인에게 기독교를 강요하면 안 될 것이다. 전도는 원하는 사람에게.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맨스 플레인적 사고방식은. 그건 정말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