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회고: 10.8 - 10.14
1.
'숲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림 그리기, 만들기와 같은 놀이 활동과 곤충 탐사 및 관찰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에서는 용산 가족공원, 올림픽공원 등지에서 약 100분간 진행되며, 참가비는 35,000원에서 50,000원 정도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만 참여하며, 부모는 그 시간 동안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물론 부모가 직접 아이와 자연을 탐구할 수도 있겠지만, 낯선 환경에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또 다른 사회를 경험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부모의 시간을 돈으로 사는 것이지만, 가끔은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2.
'일 잘하는 사람들의 말하기'라는 주제로 채자영 님이 진행하는 워크투게더 프로그램에 신청해 참석자로 선정되어 데스커라운지에 다녀왔다. 7월 이후, 3개월 만이었다. 만약 말을 잘하고 싶다는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다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였다. 그녀는 말을 잘한다는 것은 곧 그 사람의 생각, 철학, 정체성이 명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즉, 자신의 생각, 내면이 단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생각을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하기의 핵심은 '명료함'이라는 점이다. 이 명료함을 위해서는 생각, 전략, 전술이 각각 뾰족해야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녀가 전한 ‘생각의 뾰족함’을 찾는 방법이었다: (1) 다양한 책을 통해 이야기 자산 쌓기 (2) 진솔한 마주함으로 만드는 깊은 사색(철학)하기 (3) 과거부터 현재까지 하나의 맥락으로 나를 서술하기. 이처럼 '생각의 명료화 훈련'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믿는지 명확히 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채자영 님도 스스로를 '스토리젠터'로 정의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 과정에서 고통도 겪었다고 한다.
결국 시간의 힘을 믿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1~2년간 나 역시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글쓰기도 그 과정의 하나다. 지난여름 HFK의 '강점 차별화' 세션에서도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와 방법을 배웠고, 실제로 적용해 보았다.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며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영향을 인지하고, 감정을 정확히 들여다보는 법을 배웠다. 그 과정은 내가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즉 나의 우선순위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나는 어떤 사람일까?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신기하겠지만, 한 조각씩 맞춰 나가다 보면 완성에 가까운 퍼즐을 보게 되지 않을까. 불금이었다!
3.
엄마 생신 주간에 친정 식구들과 총 3 가족이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왔다. 제천의 리솜 리조트였는데, 지난 5월 시아버님 칠순 때 방문하고 너무 좋아서 다시 찾았다. 국내 여러 리조트를 다녀봤지만, 제천 리솜은 제주도 다음으로 추천할 만큼 매력적이다. 비록 바다는 없지만,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바다만큼이나 산에서 오는 자연의 기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자연에 몸과 마음이 흠뻑 적셔지는 기분이랄까? 자연 그대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지만, 여전히 리솜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절반 정도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숲 속 차 명상, 디지털 디톡스 숲 산책, 별자리 관측 등 아직도 궁금한 것들이 많다. 다음엔 남편과 딸과 함께 가서 더 많은 시간을 즐길 계획이다. (참고로, 리조트 내 그릴 720 고깃집에서 서울의 금돼지 식당 오겹살을 맛볼 수 있었는데, 그게 정말 킥이었다. 서울에서 못 가본 금돼지 식당을 제천에서 만나다니 ㅎㅎ)
4.
9월에 가입한 축구팀에서 첫 연습 경기를 치렀다. 늘 훈련만 하다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경기에서 팀원들과 발을 맞추는 자리였기에 긴장감이 있었다. 아직 모든 멤버들과 친해지지 않은 것도 부담이었지만, 무엇보다축구의 전술적 움직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라서 그게 제일 큰 고민이었다. 게다가 연습 경기 상대 팀 감독이 내가 풋살을 배우고 있는 코치님이라 더 신경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20분씩 두 번 뛰었는데, 솔직히 우왕좌왕한 느낌이었다. 교체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이상적으로는 적재적소에 공을 뿌려주는 미드필더가 되고 싶었지만, 그런 플레이는 아직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듯하다. 팀 플레이와 팀워크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어서 시작한 축구인데, 'One Team'의 날이 오긴 할까? 앞으로가 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