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회고: 10.1 - 10.7
1.
서울숲의 놀이터에는 일명 뺑뺑이라 불리는 놀이기구가 있다. 원형으로 돌아가는 기구 안에 아이들이 타고, 밖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기구를 돌린다. 아이들은 주로 미취학(2~7세)과 취학(초등 이상) 연령대로 나뉘며, 대개 초등학생 언니오빠들이 주도권을 가진다. 그중에서도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겸비한 여자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녀는 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잠시 멈춰주거나, 표정이 어두운 아이에게 "괜찮아?"라고 물었다. 어지러워하는 동생들을 위해 속도를 조절하기도 했다. 한참을 돌리다가 주기적으로 "내리고 싶은 사람 손들어줘."라고 체크까지 했다. 그녀의 세심한 배려와 리더십에 감탄했다. 내 딸도 그녀처럼 자랐으면 좋겠다.
2.
나의 위시리스트 중 하나는 아이를 뒤에 태우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었다. 어느새 22킬로그램이 된 딸의 무게 때문에 일반 자전거로는 자신이 없어 동네 친구에게 전기 자전거를 빌렸다. 추워지기 전 야외활동을 즐기고자 연휴에 바로 출동했다. 카카오맵의 자전거 내비게이션을 따라 조금 돌아가긴 했지만 한강, 풀밭, 쉼터 등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았고, 좁은 자전거 도로에서도 서로를 배려하는 매너 라이딩이 인상적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야외 테이블이 있는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성수동으로 향했다. 원래 중구의 태국 디저트 가게 '져니로띠'에 가려 했으나 휴무여서, 마침 성수 HBC 커피에서 하루 한정으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한 것이다. 로띠는 얇게 편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바삭하게 구워 만든 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간식으로, 초콜릿, 옥수수 등의 토핑을 추가해 커피와 함께 먹으면 끝내준다. 자전거에서 잠들었던 아이도 일어나 코를 박고 맛나게 먹었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자꾸만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