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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밀도 있게

주간 회고 (14): 24.12.31 - 25. 1.6

by 제이미

1.

매년 겨울 바다 방문을 챙긴다. 자신이 죽거든 바다에 보내달라고 할 만큼 좋아하는 엄마 덕분이다. 한 해를 보내는 가족여행으로 익숙한 속초로 갔다. 늘 보기만 했던 속초아이도 타고 늘 가던 곳 대신 새로운 음식점도 가고 허리 아프게 고스톱도 쳤다. 가족들과 소소하고 단란하게 “올해도 고생 많았어요.“ 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2.

새해 첫날은 오랜 친구를 만났다. 어릴 적 가장 많은 편지를 주고받은 녀석인데 일 년에 한 번쯤 만나는 것 같다. 이제는 직접 편지를 쓴다는 게 참 번거로운 일이되어 버렸다. 그래도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간단히 카드를 써서 건넸고 며칠 뒤 우편으로 답장을 받았다. 미처 직접 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더한 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때로는 말보다 글의 힘이 세다.


3.

아이들은 늘 기대 이상이다. (아니, 과소평가인가?) 어른, 부모의 걱정이 무색하게 뭐든 상한선을 넘는다.

셋이 모여 둘만 놀면 어떡하지? 한 명이 토라지고 또 다른 둘이 놀면? 매일매일 아이들의 몸이 자란 만큼 생각도 자랐고 마음의 크기도 자랐다.


4.

아침에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약속은 부담스럽지만 산뜻하기도 하다. 시간을 밀도 있게 쓰고 하루를 길게 사는 느낌이 든다. 이 날 하필 눈이 많이 왔는데 ”눈이 이렇게 오니까 무조건 만나야지. “ 운전을 걱정하며 만남을 망설이는 친구를 밖으로 불러냈다.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실컷 볼 수 있는 장소에서 과하게 맛있는 음식과 커피와 케이크로 진한 주말을 보냈다.


5.

지난가을에 등록하고 수강을 미뤘던 수업이 겨울에 개강을 했다. 새해 첫 월요일, 왠지 모르게 우울했는데 퇴근 후 수업을 듣고 오히려 에너지가 채워졌다. 배우고 성장하고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바이브를 공유받았다. 당분간은 축구와 공부로 월요병을 가뿐히 격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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