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boveseoul Aug 05. 2021

꿈꾸는 체제를 위해 모인 개개인의 브랜드, DPR

브랜드로 보는 DPR (Dream Perfect Regime) 크루

1. DPR 무엇이며, 누구인가?

""LIFT-OFF" | OFFICIAL I.A.O.T? DOCUMENTARY" 인트로 문구


'Dream Perfect Regime'이라는 뜻의 DPR은 스스로를 "a fully independent label, reduced down to just a group of friends with an honest dream"이라고 소개한다. 이 말은 "알고보면 그냥 솔직한 꿈을 가진 친구들끼리 모인 집단인, 독립적인 레이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DPR LIVE의 정규 앨범 <IS ANYBODY OUT THERE?>의 제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LIFT-OFF'에서 해당 영상이 "솔직하고 친근한 집단인 DPR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상이라 언급했다.

본인들의 표현에 따르자면, DPR은 각자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친구들끼리 모여 솔직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집단인 듯 하다. 이 집단을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브랜드로서의 성공 요소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


2. Authentic Storytellers: 본인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다양하게 전달하다.

뮤지션이자 음악을 만드는 집단으로서 그들의 음악 퀄리티는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하는 요소다. 래퍼 DPR LIVE를 중심으로 발매해온 싱글과 앨범들에서 DPR은 싱잉랩을 기반으로 듣기 쉬운 탑라인과 세련되고 분위기있는 비트를 선보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DPR'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비주얼,' 그리고 '크루'일 것 같다.


어느 포인트에서 일시정지를 해도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고 싶은 컷들이 나오는 DPR의 시그니처, 뮤직비디오


DPR은 활동 초창기부터 화려한 영상미의 뮤직비디오로 유명했는데, 세련된 색감과 음악과 어우러지는 시각적 역동성 덕분에 '뮤직비디오를 음소거하고 봐도 곡의 전개를 알 수 있을 정도' 라는 평을 받는다. DPR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모든 비주얼 콘텐츠의 감독은 DPR IAN (Christian Yu)의 작품이다.

비주얼에 더해서 트랙과 앨범의 방향 또한 기업이 아닌 '크루' 멤버 개개인의 역량이 더해져서 완성된다. DPR CREAM이라는 활동명의 음악 프로듀서, DPR REM이라는 총괄 프로듀서이자 리더 등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물들이 한데 모여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위해 서로 유기적으로 관여한다.


개개인의 멤버가 함께 만들어낸 DPR LIVE의 정규 앨범 <IS ANYBODY OUT THERE?>


그들이 표현하듯 '친구들끼리 모여서 하는 활동'처럼 꽤나 캐주얼해보이는 작업 환경이지만 개인이 이 collective를 통해 보여주는 역량과 메시지만큼은 솔직하지만 뜨겁고 화려하다. 위에 DPR의 소개에서 언급한 'LIFT OFF'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에서는 멤버 개개인이 뮤직비디오부터 앨범 패키지, 그리고 음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각자 어떻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지, 그 팀워크와 멤버간의 조화를 잘 보여준다.


이렇듯 DPR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함께 모여 만든다는 '크루'의 캐릭터가 명확하다. 이 '크루'라는 캐릭터 안에서 그들이 창작해내는 콘텐츠의 오리지널리티가 어우러져 DPR만의 브랜드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만약 DPR LIVE라는 아티스트만 내세워 음악 활동을 해왔다면 DPR은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이나 가치가 있지 않았을 것이다. 함께 만든다는 이미지와 멤버 개인의 역할이 뿜어내는 매력을 기반으로 DPR이라는 브랜드가 완성되었고, 덕분에 DPR IAN이 비주얼 디렉터를 넘어 스스로가 노래하는 뮤지션으로 음원을 발매해도, DPR CREAM이 DPR LIVE와 함께 아디다스 브랜드와 협업한 싱글에서 프로듀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아티스트로 나서도 브랜드로서 가치가 더해지는 것이다.


3. Their Own Regime: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다.

DPR에게는 단순히 좋은 음악, 듣고 싶은 음악을 그때 그때 찾아 '소비'하는 리스너보다는 DPR LIVE의 시그니처 사운드 "coming to you live"처럼 함께할 때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말 그대로 그들에게 '열광'해주는 팔로워, 즉 팬층이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DPR은 매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해당 음원을 많이 듣게 하기 위한 소모성 마케팅을 했다기 보다는 그간의 캐릭터 빌딩으로 성공적인 브랜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에 열광하는 팬층은 DPR의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행보를 팔로우하고 소비하기 때문이다.


현재 DPR의 사이트에 가면 볼 수 있는 굿즈들의 대부분은 솔드아웃이다.


팬들이 DPR을 팔로우하는 동기는 DPR 멤버들의 캐릭터에서 보여지는 트렌디함과 힙함, 그리고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작업한다는 'intimacy (친근함)'이다. 이로 인해 팬들도 '소비'라는 행위 안에서 DPR 크루의 일부가 되어 그들의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한다. 팬들의 소비는 본인들의 정체성과 캐릭터를 DPR과 비슷하게 보여지고 싶어하는 그들의 욕구를 반영한다. 그래서 그들은 DPR의 투어에 가고, 심지어는 발매하는 족족 굿즈를 완판시킨다. DPR이라는 브랜드를 팔로우하는 대다수인 MZ세대에게는 취향과 감성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욕구와 특정 브랜드 소비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하는 성질이 있다. 현재 DPR 팬들을 모으는 커뮤니티 플랫폼은 따로 없지만, 이러한 MZ세대의 특성이 그들의 소비 활동, 팔로우하는 행위로 하여금 그들을 '커뮤니티'로 만들어준다. 말 그대로 "DPR we gang gang" (DPR LIVE의 'To Myself'라는 곡에서 나오는 가사: DPR 크루의 시그니처 라인같은 느낌으로, 팬들끼리 #디피알위갱갱 으로 소셜 미디어에 DPR 관련 포스트를 올린다) 하게 해주는 것이다.


4. DPR, 그들은 "꿈꾸는 체제를 위해 똘똘 뭉친 개개인의" 브랜드다.

DPR은 브랜드다.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들을만한 음악을 내는 것에 그치는 집단이 아니라 그들이 상상하는 세계와 본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표현해 그 결과물, 심지어는 그 '과정'에도 열광하는 팔로워들을 가지고 있는, 명확한 캐릭터의 브랜드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며 활발한 소비와 스스로를 정의하고 브랜딩하고자 하는 MZ세대가 열광할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기업이나 거대 자본의 체제 안에서 생산되지 않은, "친구들"끼리 만든 것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현상은, 플랫폼 다각화 시대에 누구든 창작자가 되고 브랜드가 될 수 있는 현재를 잘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다. 앞으로 DPR이 그들만의 체제를 어떻게 확장해나가고 브랜드를 더 견고히 할지, 나 또한 그들의 팔로워 중 하나로서 기대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