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퀼트처럼

덧대어 만들어진 ‘myself’

by 아브리

재작년 크리스마스에 시어머니께서 선물해주신 퀼팅 재료를 묵혀두다가 몇 달 전에서야 시간과 여유가 생겨 꺼내보았다.


재작년을 시작으로 이어진 작년은 나에게 있어 ‘동요’의 해였다. 노래하는 동요가 아니라 요동치는 동요. 많은 움직임이 있었고 그만큼 기대되는 시간도, 불안한 순간도, 그리고 씁쓸한 실망도 많았던 해였다. 항상 바빴지만 어딘가 붕 떠있는 듯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글을 쓰기가 더 어려웠다. 글이란 결국 나를 마주하는 작업인데, 회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회는 아주 조용히, 나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왔다. 시간을 바늘 삼아 스스로를 덧대어 가기 시작했다. 내 인생이 어떤 모양이던, 헝겊으로 이루어졌을지라도 다 꿰매고 나면 꽤나 그럴싸한 작품이 되어있을 거라는 것을 믿고. 덧없는 인생이 아닌 덧대어진 인생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퀼팅을 완성하고 미숙한 완성품에 웃음이 났다. 삐뚤빼뚤하고 실수투성이지만 끝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실수한 만큼 배웠기에 다음 작품은 더 잘 만들 수 있을 테니까. 인생의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올해는 나의 리듬을 되찾길 기도하며.


나의 첫 퀼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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