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광영상기술의 의학적 전용
정위 뇌수술(Stereotactic Neurosurgery)이나 신경 내시경 수술(Endoscopic Neurosurgery)등, 뇌종양을 제거하는 절제술을 행하는 의사들은 환자의 뇌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많은 양의 뇌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고생을 하게 마련이다.
수술현미경을 사용하여 환부를 최대한 확대하기도 하고, 자동항법장치 등을 사용하여 종양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하고, 혹은 초음파 분쇄 흡인기를 사용하여 종양을 작은 조각으로 파괴시킨 후 흡인하기도 하고, CT, MRI 등을 통하여 얻은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3D 이미지를 구현하여 수술을 하기도 하고, 수술 중에도 초음파 영상진단기나 뇌신경 감시 장치 등을 총동원하여 정상 뇌조직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하고 종양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나 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때 신경외과의 전문의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바로 종양을 얼마나 제거하는 것이 환자에게 적절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환부를 많이 제거하면 가장 좋겠지만, 뇌기능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반대로 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종양을 최소한도로 제거하면, 뇌종양이 금방 재발할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의 연구 팀이 지난 10월에 Hyperspectral Imaging(超分光映像, 초분광영상) 기술을 뇌종양 제거 수술 분야에 접목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어냈다는 소식(해당기사: https://www.news-medical.net/news/20181030/Hyperspectral-imaging-helps-improve-patient-outcomes-after-brain-tumor-surgery.aspx )이 보도되었다.
수술 도중에 이 기술을 사용하면 정상적인 뇌조직과 종양이 발생한 환부의 경계를 현재 일선에서 사용 중인 그 어떠한 영상 장비들보다 확연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종양을 제거하고 환자의 뇌기능 손상도 방지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Hyperspectral Imaging’이란 도대체 어떤 기술을 말하는 걸까?
Hyperspectral Imaging, 흔히 초분광영상, 혹은 미세분광이라고 하는 기술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빛을 잘게 쪼개서 볼 수 있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의미한다.
모든 이미징 시스템에는 필터와 센서를 어떻게 나열하고 구성하느냐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파장대가 달라진다. 단수의 파장대만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들은 Panchromatic이라고 하고,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RGB 가산혼합 영상 시스템의 경우 센서에서 각각 Red, Green, Blue 세 종류의 파장대를 감응, 이를 이용하여 색을 혼합하여 영상을 출력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Hyperspectral Imaging은 보편적인 분광기에서 이용되는 정도의 파장 수에, 공간적인 이미징을 더한 시스템이다. 각 픽셀마다 Spectrometer로 촬영한 듯한 Spectrum이 존재한다고 보시면 된다. 가시광선 영역(400~700nm)과 근적외선 영역(700~1,000nm) 파장대를 수백개의 구역(밴드)으로 세분하여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물체가 빛에 반응하여 발하는 특정한 복사파장을 감지할 수 있다.
해상도가 뛰어나기 때문에 기존의 여러가지 이미징 장비들을 사용해서 촬영 후, 복잡한 구현 방식을 통해 겨우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사진 한 장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 기술은 빛을 분류하는 대역이 한 개에 불과한 Panchromatic에서 대역이 4~7개 정도에 불과한 Multi-Spectral(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영상 정보 시스템은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와 달리, 수백 개 이상의 파장 대역을 미세하게 나눌 수 있다. 이론 상으로는 모든 물질의 분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술이다.
Hyperspectral Imaging은 원래는 군사용 고고도 영상 감시 시스템 등에서 활용되어온 기술이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운용 중인 군사 감시 위성들에 탑재되어 있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은둔하고 있던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미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급습하여 사살한 작전에서도 활용된 기술이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분야이지만 이제는 의료 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에도 적용이 되고 있다. 작물의 종류나 수확량, 병충해 피해, 토양의 구성요소, 농약이나 기타 오염물질에 의한 토양의 오염도나 오염원 등을 조사하는 인공위성 등에도 탑재가 되어 사용되고 있다.
작황을 미리 예측할 수도 있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살리나스 밸리(Salinas Valley)’에서 다시 발생한 ‘대장균 로메인 상추 파동’ 등의 문제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마케팅 기관으로 유명한 Markets & Markets는 Hyperspectral Imaging 분야의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으로 약 81억 달러 수준이지만 향후 5년 내에 17.5%의 성장률과 함께 220억 달러 수준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뭐, 그렇다구. 후후후후
참고문헌:
“Hyperspectral imaging helps improve patient outcomes after brain tumor surgery”
https://www.news-medical.net/news/20181030/Hyperspectral-imaging-helps-improve-patient-outcomes-after-brain-tumor-surgery.aspx
“A Novel Use of Hyperspectral Images for Human Brain Cancer Detection using in-Vivo Samples”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01721729_A_Novel_Use_of_Hyperspectral_Images_for_Human_Brain_Cancer_Detection_using_in-Vivo_Samples
“Hyperspectral imaging of brain oxygenation under epilepsy surgery”
https://vimeo.com/132097972
“초분광영상”
http://s21.co.kr/news_view.jsp?writer=design&pg=0&ncd=26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