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의 복잡함을 설명합니다 (3)
항체(antibody)의 isotype은 앞선 글에서 설명했듯이, 면역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들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은 포인트로 요약이 될 것 같습니다.
항원에 대한 특이성과 효능 결정: 항체의 isotype은 어떤 종류의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어떤 세포에 결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합니다. 각각의 isotype은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특정 항원에 대항하는 가장 적절한 반응을 조절하는 데 중요합니다.
면역 반응의 조절: 항체는 병원체를 중화하거나 파괴하기 위해 다양한 면역 세포들과 상호 작용합니다. 다양한 isotype은 다른 종류의 면역 세포들과 상호 작용하여 특정 면역 반응을 유도합니다.
경로와 지속성: 각 isotype은 다른 반감기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면역 반응의 지속 시간과 강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일부 isotype은 특정 조직으로 더 쉽게 이동할 수 있어, 그 항체가 어떻게 분포되고 작동하는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질병 진단과 치료에의 응용: 특정 질병은 특정 항체 isotype의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isotype의 항체 수치가 높으면 특정 알레르기나 감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항체 isotype을 변화시키는 것은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즉, 각기 다른 Isotype을 이용해서, 효과적으로 항원에 대한 반응을 시계열적으로 조절하면서, 좀 더 정교하게 면역 반응의 강도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현대 의학은 이런 것을 현재 이용해서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Isotype이 어떻게 일어날까요?
오늘은 Isotype의 변화를 의미하는 Isotype Switching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Isotype switching, 또는 class switch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현상은 B 세포가 특정 항체를 생산할 때, 하나의 isotype에서 다른 isotype으로 항체를 전환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컨대, 특정 항원에 대항하여, IgM을 생산하다가, IgG를 생산하는 형태로 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면역 체계의 유연성을 높이고, 병원체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 집니다.
통상적으로 B 세포는 처음에 IgM 항체를 생성합니다. 즉, 면역 반응이 진행되면서, 이 B 세포는 가장 손쉽게 만들면서도 덩치가 큰 IgM 항체를 만들어서 미사일처럼 폭격(?)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정교한 다른 isotype의 항체, 예를 들어 IgG, IgA, 또는 IgE로 전환하여 항체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지점은, 항체의 Fc 부분(Heavy chain constant domains)을 변화시키지만, 항원을 인식하는 부위(Variable)는 변하지 않습니다.
즉, 항원 그 자체를 인식하는 집게 부분은 그대로 있으면서, 아래쪽 항체의 Fc 부분만을 변화시켜서, 유연하면서도 정교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은, CSR (Class Switch Recombination)이라는 특정 유전자 재조합 과정을 통해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B 세포 DNA 내의 항체 유전자 부위가 재조합되어, 다른 isotype의 항체를 생산하게 됩니다. 즉, CSR은 B 세포가 다른 항체 아이소타입을 생성하도록 하는 유전적 변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B 세포를 포함한 전문 면역 세포들은, 항원에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게 DNA(유전자)를 재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데, 그 중에서, Heavy cahin의 Constant domain인 Fc 부분을 바꾸는 것이 바로 CSR이자, Isotype switch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메커니즘으로는 B 세포가 초기에 생산하는 IgM 또는 IgD 항체의 Fc 영역을 다른 클래스(예: IgG, IgA, IgE)의 Fc 영역으로 바꿉니다. 이는 항원은 그대로 공격하면서도 다양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항체의 Fc 부분을 변경시키는 것으로, 항체의 효과 기능과 분포를 변화시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DNA 재조합이 필수적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CSR은 특수화된 DNA 재조합 과정으로, 이는 S (switch) 영역이라 불리는 무거운 사슬 유전자 상의 특정 시퀀스 영역에서 일어납니다. B 세포가 새로운 항체 isotype을 생성하기 위해, 두 S 영역 사이의 DNA가 절단되고 재결합되어, 다른 Variable 영역 유전자가 변이 영역과 결합됩니다. 그 결과, 동일한 항원을 공격하면서도 Fc가 다른 isotype으로 switching이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B 세포는 모든 Heavy chain constant domain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다가, isotype switching이 일어날 때, 필요 없는 유전자를 날려 버려서, 결과적으로 하나의 isotype으로만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초기 반응이 IgM, IgD가 그리고 후에 IgG, IgE, IgA가 나타나게 됩니다.
생리적으로 이 CSR 과정은 AID (Activation-induced cytidine deaminase)라는 효소에 의해 조절됩니다. AID는 S 영역 내의 cytidine을 deaminating하여 DNA 절단을 촉진하고, 이는 최종적으로 재조합을 유도합니다.
CSR은 외부 신호, 특히 T 세포로부터의 cytokines 및 CD40 리간드와 같은 면역 자극에 의해 조절됩니다. 이 신호들은 B 세포에게 CSR을 시작하라는 명령을 내리게 되어 결과적으로 CSR을 수행하도록 유도하며, 이는 특정 항체 isotype의 생산을 촉진합니다.
Isotype switching은 항체가 갖는 기능적 다양성을 증가시킵니다. 예를 들어, IgG는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고, IgA는 점막을 보호하는 데 중요하며, IgE는 알레르기 반응과 기생충 감염에 관련이 있습니다. 이처럼 각각의 isotype은 특정한 보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CSR을 통해 B 세포는 다양한 병원체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면역 반응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IgG는 보다 효율적인 중화 및 옵소니제이션을 제공하여, 보다 정교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게 됩니다.
왜 항체 엔지니어링에서 이런 isotype이 중요할까요?
생리적으로는 당연히 isotype switching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효과적인 면역 반응이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isotype은 항체 엔지니어링에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항체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일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그리고 이들 구조들은 안정적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안정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들 항체를 "인체 내"가 아니라, 외부 세포에서 생산해야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적 안정성을 잘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런 사소해 보이는 isotype도 상당히 중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미 우리는 이들 isotype의 Fc를 모두다 알고 있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항체를 만들 때에는 CSR과 같은 DNA 재조합 과정 없이, 이들 서열을 그대로 사용하는 형태가 보편적입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isotype 별로 각각 유도하는 면역 반응도 다르고, 구조적인 안정성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항체를 만드는 경우, 특히 Bi-specific, 혹은 Tri-specific 혹은 큰 구조체를 만드는 경우에는 이들의 조합과 작용기와 메커니즘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즉, 동일한 항원을 잡는 시퀀스라고 하더라도, 사소한 isotype과 Fc, 그리고 링커에 따라서 안정적인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지요.
따라서, Isotype switching의 이해는 자가면역 질환, 백신 개발, 항체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습니다. 특정 isotype의 항체가 질병 상태에서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패턴을 이해함으로써, 그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에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새로운 치료 항체를 만드는 데 구조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