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넓어지기 시작한 사물들
헬렌 켈러와 설리번 ― 교육이 성립되는 조건 제IV편 이름 이후의 세계
―손에서 넓어지기 시작한 사물들
그날 이후,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1880–1968)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물 위에서 시작된 그 동작은 집 안과 마당으로 이어졌다.
헬렌은 문 앞에서 멈추었다. 한 손으로 문을 짚고, 다른 손을 펼쳤다. 앤 설리번(Anne Sullivan 1866–1936)은 그 손 위에 글자를 놓았다. 헬렌은 손을 떼었다가 다시 문을 만졌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같은 글자가 이어졌다.
헬렌은 바닥을 짚고 흙을 쥐었다. 손을 내밀었다. 글자가 이어졌다. 다시 같은 자리를 짚었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같은 글자가 이어졌다.
헬렌은 나무에 손을 대었다. 잠시 멈춘 뒤 다른 손을 펼쳤다. 글자가 이어졌다. 손을 거두었다가 다시 나무를 만졌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같은 글자가 이어졌다.
헬렌은 집 안으로 들어가 컵을 만졌다. 손을 내밀었다. 글자가 이어졌다. 컵을 내려놓았다가 다시 잡았고, 다시 손을 내밀었다. 같은 글자가 이어졌다.
헬렌은 같은 대상을 여러 번 만졌고, 그때마다 같은 글자를 받았다. 손은 멈추었고, 다시 같은 자리를 찾았으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이와 같은 반복은 그날 하루 동안 계속되었다. 헬렌 켈러의 기록 The Story of My Life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나의 삶 이야기(1903)에는, 이 시기의 경험이 “모든 것에 이름이 있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졌다고 남아 있다.
같은 대상에 같은 글자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