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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고 Feb 18. 2024

건국전쟁

이승만과 자유주의 국가



모든 나라와 민족은 그 나름의 운을 타고 간다. 현실주의자들은 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얘기이겠지만, 한 사람에게도 운이 있으니, 그들 사람의 마음이 다 모인 한 나라에게도 명운이 있지 않겠는가? 이 나라, 한반도의 민족은 비록 여타 강대국처럼 큰 힘을 받을 기회가 없었지만, 상상을 뛰어넘는 일부의 위인이 위기 시의 국가를 살려내는 운은 종종 따랐다. 그 운이란 것은, 비록 어리석은 위정자가 통치하고 무지한 백성들이 발전 없이 지낸대도, 그 나라가 계속 유지될 가치가 있음을 하늘(세계)이 인정해 준 느낌으로 찾아왔다. 불세출의 영웅들은 인간의 교육이나 사상으로 육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하늘이 때에 맞추어 내어 주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들 위인전을 보면서 이제 와서 고민해 보는 것은, '왜 하늘은 우리나라를 구해줬을까?'이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하늘이 내어준 그 영웅들이 추구했던 가치들, 그 가치의 실현에 하늘의 뜻도 있다.


20세기 우리나라의 가장 큰 사건은 한일병합과 한국전쟁일 것이다. 이 두 사건을 관통하는 영웅은 단 한 명, 이승만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조선인이었고, 고위급 인사와 교류가 가능한 사람이었다. 일본과 미국이 맞붙어 결국 미국이 이길 걸 예측하여 미리 외교적 활동을 해두었고, 미리 독립국가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까지 구상해 두었다. 김구가 임시정부에서 고군분투한 공은 인정할 만 하지만, 국가론에 있어 체계적 구상이 부족했음은 이후 해방정국에서 공산주의와의 애매한 행보에서 드러난다. 반면 이승만은 공산주의, 김일성과 확실한 선을 그었으며, 사상의 자유와 자기 자본 소유가 가능한 자유 세계를 곧장 실현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한국 전쟁에서 비록 초기 군사적 열세에 밀려 후퇴를 했어도, 최대의 외교력으로 미군과 UN군을 빠르게 끌어오는 데에 성공했다. 전쟁을 수년간 끌면서도 공산국과 타협하지 않았고, 미군을 주둔시켜 한국을 강제적으로 보호하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 모든 것은 70년 뒤의 지금 와서 평가하여도 주체가 명확히 이승만이며, 그의 지혜와 결단이 아니었으면 우리의 역사는 공산국가로 이어졌을 것은 자명하다. 


이승만을 하늘이 내린 운이라고 한다면, 그의 가치는 무엇인가? 일제로부터의 해방인가? 그것만이 아니다. 반공인가? 공산주의는 자유주의라는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일 뿐이다. 나라의 건국인가? 그렇다. 조선시대 가치를 계승하는 것이 아닌 전무후무한 자유주의 국가의 완성이 바로 이 세계의 다음 명운이었다. 그 가치를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칠 영웅이 나왔다. 그 가치를 위해 영웅과 함께 하는 사람들, 국민들이 피를 흘리는 것도 용인되었다. 하늘은 자유주의 국가의 실현을 원해서 이승만을 내어줬다고 해석하고 싶다. 그럼 건국은, 하늘의 뜻은 완전히 실현되었는가? 그렇지 않다. 이 새로운 건국의 진통은 76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 미완성이다.


[건국전쟁] 영화는 언뜻 이승만에 대한 음해공작을 해명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건국 대통령의 사상과 의지는 바로 그 나라의 중심 가치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 건국 대통령을 지워버림으로써 중심 가치를 함께 지워버린다면 그건 건국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테다. 건국 대통령이 교활하고 잔악하며 미국의 부하노릇이나 했다는 평가를 그대로 둔다면 그것은 이 나라가 계속 존속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도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다. 하늘은 이 나라를 계속 이어지게 하고 싶었고 그래서 영웅을 내어줬다. 그는 지혜로웠고 용맹했으며, 가장 주체적인 외교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청렴했으며 오히려 가진 것을 다 내어줬다. 이런 건국 대통령이 지폐 속 인물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언젠가 건국의 본래 가치를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날이 온다면 그것이 건국의 완성일 것이다. 한국 전쟁만이 건국 전쟁은 아니다. 국민들이 이승만을 인정하고 건국의 가치를 인정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되는 것이다. 공산주의와의 사상 전쟁이기도 하지만 내적으로 우리 자신과의 전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승만의 본모습을 알려주려는 이 영화 자체가 제목 그대로 건국 전쟁에 참전 중인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건국에 도달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이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북한 주민들은 총칼이 무서워서 공산주의를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는 자유보다 통제를 원하고, 남의 소유를 인정하기보단 강제적으로 분배하길 원하는 심리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무의식에 새겨진 노예의 품성이다. 그러니 공산주의를 스스로 받아들여서 대대손손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고통을 남한에서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집단이 한국 전쟁 이후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물론 독선은 좋지 않다. 그러나 건국 정신은 존중하자. 이 나라는 자유주의 실현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 첫 대통령을 존중하자. 그는 조선땅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체제의 혁신을 이루었고, 우리 정신 속에서도 혁명을 일으킨 사람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승만을 이 나라의 필연이었다고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진정한 대한민국의 건국도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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