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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쾌한씨 Feb 05. 2024

그녀를 위해서 그를 이용하다

MBTI는 과학이다

글쓰기 모임에서 알게 되어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 있다.

어느 늦은 밤,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기 너머로 질질 슬리퍼 끄는 소리가 들렸다.


나    "어디세요?"

그녀    "집에 있기 답답해서 나왔어요. 맥주 사러 편의점에 가고 있어요."

나    "너무 늦은 시간인데요?"

그녀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맥주 한 캔 마시고 자려고요. 저녁에 남편과 싸웠거든요."

나    ”남편 뒷담화를 안주 삼아 같이 맥주 마시고 싶은데 너무 늦은 시간이네요."


그녀는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    "후유, 짜증나! 나랑 너무 안 맞아! 남편은 돌아이야! 돌아이!"


그녀의 기분 전환을 위해 우스갯소리를 던졌다.


나    ”TV에서 봤는데요. 부부는 로또래요."

그녀    “로또?”

나    “로또처럼 너무 안 맞아서요.”

그녀    “하하하!”

나    “전에 남편분 MBTI가 뭐라고 했죠?"

그녀    "ABCD요."

나     "ABCD요? 어? 잠시만요!"


핸드폰 메모장에 저장되어 있는 남편의 MBTI를 찾았다.


나    "하하하! 남편도 ABCD예요!"

그녀    "어머!"

나    "MBTI는 과학이죠! 힘드시죠? 저도 힘들어요. 근데 저보다 남편이 더 힘들 거예요. 제가 남편보다 더 돌아이거든요. 푸하하!"

그녀    "홍홍홍.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현경씨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다행이다.

남편의 희생 덕분에 그녀의 기분이 좋아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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