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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Sep 25. 2024

나의 詩 아름다운 결말

날개가 꺾인 천사는 빼앗겨버린 자유에 침잠했다.

아름다운 결말

                    이은희



아무렇게나 버려져도 품위를 지키는 것들

나는 그것들을 사랑한다.


그는 시체처럼 널브러진 채 소일했다.

그의 날개를 꺾어버린 것은 나인데

나는 악마일까?

주머니에 가진 것은 이제 동전 몇 닢

통장에 남은 것도 이제 8만 원 남짓

기분 좋게 흥얼거리고,

소주 한 잔에 국물떡볶이를 먹으며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소식에 가슴을 졸이며

주눅이 들어버렸다 했지.

나는 악마일 확률이 높다.

날개가 꺾인 천사는 빼앗겨버린 자유에

침잠했다.


나는 오래 이 일을 기억하리라.

그리하여 죽이고픈 사건들이 나를 지배할 때면

반드시 이 기억의 가루들을 비소(砒素)처럼

물에 타서 마실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도 죽지 않고, 죽이지 않는

아름다운 결말을 만들리라.






추신. 이은희 시인의 연재 브런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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