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20대 시절 경제와 순수미술을 전공으로 했습니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는 두 사람처럼 상이한 성격의 두 학과를 공부했지요. 사실 경제는 '먹고살기 위한' 목적의 공부였습니다. 반면 미술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공부라, 먹고살기 도구의 연마를 마무리한 후 시작했지요. 점수는 BFA에서 받은 GPA 가 경제에서 받은 그것보다 10% 이상 높았습니다. 점수만을 보더라도 어디에 제 마음이 가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순수미술을 공부하는 데 있어 미술 역사는 당연히 같이 해야 했지요. 4년 동안 읽은 책이 상당하고, 미술 역사에서 학점도 60 credits 이상 받았습니다. 수업 수로 하면 17개를 들었지요. 고대 미술부터 1980년대 현대미술까지 배운 것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있고 아직도 가지고 있는 100여 권의 책들 속에도 있습니다. 그 후에도 지금까지도 관심이 많아 읽고 본 자료들이 상당합니다. 제 종교가 기독교인 점도 미술 역사를 공부하는 데 있어 상당한 도움을 주었는데, 이는 지난 수천 년간 지내 온 인류의 역사가 미술 역사와 동일한 길을 걸어왔고, 미술의 역사는 또한 종교의 역사와 같은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Renaissance 때까지는).
그 이유는 간단하지요 - 인간의 이야기들이 (정치, 철학, 사상, 정서 등 모든 면에 있어) 최소한 Renaissance 때까지는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나마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기록되어왔기 때문입니다. Gutenberg printing press 가 1440년에 나온 후부터는 기록매체가 많아지고 다양해졌고, 역사의 흔적과 증거를 찾기가 매우 쉽지만, 고대 미술의 경우 시간을 뒤로 돌릴수록 그 진위와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BC 25,000 년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The Venus of Willendorf 라니, 당시 제 교수님도 그냥 편의상 정해놓은 숫자로만 이해하라는 접근이었으니, 이런 수치들과 자료들을 맹신할 수 없지요.
한 가지 예로, 1980년에 Mount St. Helens 이 분화했을 당시 아주 흥미로운 현상들을 많이 찾아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화산의 폭발 당시 아래와 같이 strata 가 형성되었다는군요. 얼핏 보면 수만 년간에 걸쳐 이루어진 지층 같지만, 고작 2년 동안 화산 분화의 aftermath로 인해 이렇게 쌓였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carbon dating 등을 통해 구체적인 연대를 찾아낸다고들 하지만, 이 또한 부정확함이 이미 드러났으니 (Mt. Helens 에서 2년간 새로 생긴 strata 도 이 방식으로 측정했는데 수만년이 나왔다는군요) pre-AD 시대의 경우는 사실 적힌 문서 (아니면 벽이나 물체에 조각된 서식 기록) 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술품 (그림이나 조각 또는 건축물)을 통해서만 그나마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 중에 종교서적 (i.e. The Bible) 도 cross reference 또는 direct source로 쓰이기도 하지요. 이런 것은 고고학이나 역사학에서는 당연히 쓰이는 방식입니다. Post-AD 시대도 정확성이 떨어짐은, 예를 들어 중세 *so called the Dark Ages - 에는 Roman Catholicism에 의해 왜곡된 사실이 너무나 많아서 그 당시 정확하게 무슨 일이 어떻게 그리고 왜 일어났는지는 당사자들만이 알 뿐, 확신을 할 정도로 확인을 해 줄 자료가 부족합니다. 지금도 어떤 문서가 있더라도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진위를 알 수 없으니, 예전에는 그 정도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심했겠지요.
미술 역사와 더불어 제 관심분야가 demonology입니다. 으스스한 주제지만, 쉽게 말하면 The Exocist (1973)의 캐릭터들 중 한 사람인 Merrin 신부가 중동에서 했던 일 (발굴작업)을 기억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렇다고 고고학자나 종교학자의 수준은 절대로 아닙니다만, 인류의 공공의 적은 "선"은 아닌, "악"이라는 생각과 믿음 하에 이를 파고든 지가 20년이 넘어가는군요. 이 과정을 통해 개신교, 천주교, 이슬람 및 힌두교에 대한 서적들 또한 많이 접해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연재물로 올려볼 예정입니다. 즉, 악의 근원과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악의 존재에 대해서지요. 한국에 3개월 이상 있을 예정이니 시간도 여유가 있습니다. 90년대만 해도 참조문헌만이 그 source 였는데, 2000년 이후로부터는 인터넷의 발달 덕에 cross-check 및 cross referencing을 책상에 앉아서도 할 수 있었지요.
혹시 Nimrod, Tammuz, 그리고 Semiramis에 대해 잘 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Jezebel과 Lilith라는 인물들에 대해 혹시 아시나요? 또는 lullaby의 기원에 대해 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베이스로 삼는 인류의 역사의 시작점인 BC 4000 년경부터 현재로 올라오는 방식으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