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들
1930년 4월 18일, BBC 저녁뉴스방송은 앵커의 이런 오프닝으로 시작했답니다:
"There is no news today."
그리고 이렇게 뉴스는 마감되고, 이 후 정해진 뉴스시간동안 classical music 이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물론 이날의 '뉴스없음'은 단 한번의 이벤트였고, 다음날부터는 일상적으로 뉴스가 흘러나왔다는군요. Producer 의 일탈일 수도 있고, anchor 의 스턴트였을지도 모릅니다만, 1930년대였고, 보수적인 영국의 공영방송사의 prime time 뉴스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저 one-time 이벤트일 수는 없었으리라 봅니다 - 즉, 실제로 그 날엔 뉴스가 없었다는 추정이 더 신빙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금의 뉴스를 생각해봅니다. 뉴욕에서는 살인사건, 각종 범죄, 고발성 리포트, 경제, 정치, 그리고 약간의 연예계 소식과 스포츠 뉴스로 진행되지요. 하나도 들을 것 없는 30여분의 시간낭비가 아마도 20여년 이상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정치, 정치, 또 정치, 경제, 경제, 스포츠로 이어지지요. 도움되는 뉴스는 간절히 찾아보려고 시도해야 40여분에 하나 정도겠지요. 한국의 경우는 그래도 10여년 정도 된 듯 합니다. 뉴욕보다는 양호하군요.
뉴스는 매일 쏱아지는 듯 한데, 사실 뉴스가 없는 날이 벌써 저기서는 20년, 그리고 여기서는 10여년이 되어갑니다.
- April 2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