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생각
여러 번 올리려 했던 주제지만 그리움과 세대적 자만심이 발동하여 Gen-X 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어로 제 미국 Facebook 에 올린 글인데, 한국에 맞게 가능한 한 적절한 번역을 해 봅니다.
미국의 Babyboomers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은 1950-60년대가 최고의 시절이라고 말하지요. 그들 이후의 세상은 사회적, 정치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타락하고 본질을 상실한 세대라고들 말합니다. 물론 이들이 십대 및 이십대를 살았던 1950년대와 1960년대는 풍요로운 시절이었고 큰 변화가 없이 평안했던 시절이었기에 이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베트남 전쟁세대였고, 또한 문화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방만했고 안일했던 60년대로 인해 근대 미국의 역사상 (excluding the years after the 911) 가장 암울했던 70년대를 초래한 장본인들이기에, 이들이 주장하는 그들의 시대가 최고였다는 주장은 희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 바로 이전의 세대인 The Silent Generation (1928년부터 194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의 경우 또한 그들의 시절이 좋았다고 절대 말할 수는 없을 것이, 물론 두 번의 세계전쟁을 직접 미국 본토에서 겪지는 않았지만 (진주만과 관련된 경우를 제외하고), 이들이 젊은 시절을 살았던 미국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았던 때였기에 이들의 세상이 최고의 것이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찌보면 순수했던 세대였지만, globalization 의 영향이 전혀 없었던 시대라, "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속담처럼 전형적인 자아도취의 세대였다고 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반면 Babyboomers 이후의 세대, 즉, 1965년부터 198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하여 Generation X 라고 합니다. 미국의 기준인데, 한국의 Gen-X 는 아마도 이 range 에서 앞에서는 5년은 뒤로 밀어내고 뒤는 그냥 두면 적당한 조절이 될 듯 합니다 (1970 - 1980).
우리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세대이며, 그 어느 다른 세대들처럼 서로간에 유사성도 없을, 그런 독특한 존재들입니다. X-Gen 과 이후 등장한 세대들간의 가장 큰 차이는 technology 인데, 당시에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죠. 돌아보면 technology 가 인간들에게 득보다는 실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인간성의 급격한 저하가 Internet 세대부터 시작되었으니까요.
당시에는 MITRE의 연구원이 아니라면 인터넷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몇몇 특정 장소에서 유즈넷에 접속하거나 몇몇 사람들과 파일을 공유할 수 있을 뿐이었죠. PC는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비디오 게임은 주로 오락실에서 즐겼는데, 아타리가 파산하고 닌텐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가 거의 없던 시기였습니다. 제가 중학교에 다닐 때는 많은 아이들이 아타리 2600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는 구형 콘솔이 아니면 콘솔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 닌텐도가 등장했죠.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부모님이 차에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동차 전화기는 부유한 임원들이나 사용하는 것이었죠(Manhattan 이나 Long Island 지역에서 Mercedes 를 타고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들을 아주 가끔 볼 수 있었습니다). 운전 교육 시간에 산만 운전에 관한 동영상을 본 기억이 나는데, 운전 중 립스틱을 바르는 여성과 책을 읽는 남성이 나오는 장면이었어요. 아, 문자 메시지가 없던 시절.
자동차는 꽤 기본적이었고 심지어 고급차도 마찬가지였죠. 기껏해야 테이프 데크와 스테레오 라디오가 전부였죠. 수동 창문과 자물쇠가 달린 차가 많았고 에어컨이 없는 차도 있었죠.
걸어서 학교에 갔다가 걸어서 돌아온 세대. 혼자 숙제를 하고 최대한 빨리 밖으로 나가 길거리에서 놀았던 세대. 여가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거리에서 보냈던 세대. 어두워지면 숨바꼭질을 하던 세대. 진흙 케이크를 만들었던 세대. 스포츠 카드를 수집한 세대. 빈 콜라병을 찾아서 모아 씻어서 동네 식료품점에 개당 5센트에 반납하고 그 돈으로 Mountain Dew 와 candy bars 를 사 먹었던 세대. Blockbuster Video 에서 빌려 온 영화들, music, skareboard, pizza, 그리고 Pepsi 만 있으면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했던 세대 (50이 넘어서 또는 50에 다가서면서도 여전히 그러하듯).
맨손으로 종이 장난감을 만들던 세대. 레코드 플레이어로 재생하기 위해 비닐 앨범을 사서 들었던 세대. 어린 시절의 경험을 스크랩한 사진과 앨범을 수집한 세대. 비 오는 날 보드게임과 카드놀이를 즐겼던 세대. 국가를 틀어놓고 자정이 되면 TV가 꺼지는 세대. 부모님이 계셨던 세대. 부모님이 우리가 아직 깨어 있는 줄 모르게 침대에서 이불 속에서 웃었던 세대. 여자는 여자로, 남자는 남자로 살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
2000년대 이후 세대가 능력과 생각이 부재한 관계로, 우리 세대의 것들을 (그게 영화가 되었건, 자동차가 되었건, 문학이 되었건간에) 어떻게든 다시 부활시켜서 뭔가를 시도하려 하듯, 그 어느 세대보다도 우월한 세대. 1980년대 이후 50년간의 도덕적,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경제적인 하락을 지켜보며 "올 것이 왔군. 오래도 걸렸네?"라고 축배를 들 수 있는 세대. 반항적이었지만 위아래를 알았고, 잔인하거나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으며, 보기보다는 꽤 신사적이었던 세대. 현재 세대가 remake 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세대. 그 어떤 재난이 일어나도 대응을 할 능력과 gut 을 가지고 있는 세대 (능력이 없어도 그런 척 할 수 있으며, 다른 세대들이 이를 그대로 믿게 만들 수 있는 세대)
안타깝게도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세대였습니다. 사실 그 어느 세대도 다시 돌아올 수는 없지만, 그 깊고 진한 추억이 50년 이상 우리의 마음 속에 남아있을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그 시절에 자란 것이 정말 좋았어요. 최고의 시절이었죠.
미국에서는 이 Gen X 를 세가지로 세부화하기도 합니다. 1965년부터 1969년 출생들을 지칭하여 "Booner Lite" 이라고 하고, 1970년부터 1974년생들을 두고 "2000년대 이후 정신적으로는 현실을 뒤로 하고 parallel universe 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1975년부터 1980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의 경우 Millenial 의 서막식"이라고 합니다. 저는 (아마 제 지난 글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parallel universe 에 거주중입니다. 정신적으로도, 그리고 하루 중 상당부분을 80년대 & 90년대의 문화화 사고방식 속에서 살고 있지요.
Gen X 들은 “빨리 살고, 젊어 죽어서, 아름다운 몸을 남기라”는 속담을 몸소 살았던 세대였음이, 미래가 꽤나 보이지 않았던 때를 살았었습니다. 어릴 적엔 핵전쟁이 임박했다고 믿고 자랐고, 책상 밑에 숨어 폭탄 실험 훈련을 했고, 방사능 낙진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정보 팜플렛을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했지요. 삶은 일시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했던 세대였습니다. 세상이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한 때가 80년대-90년대였고, 그 현기증을 온전히 다 흡수한 세대였지요.
우리는 사실상 스스로를 키운 세대였지요. 우린 꽤 어린 나이에 이미 성인용 텔레비전과 영화를 봤고,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세대들처럼 이를 현실로 옮기거나 비정상적으로 탐닉하지는 않았지요. 그냥 보고 끝이었습니다. 포르노를 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했었지요. 어떤 애가 플레이보이 잡지를 발견해서 우리 모두 그걸 봤고, 그게 전부 다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우리가 낮에 (때로는 밤에) 어디에 있는지 거의 알지 못했지만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지요. 우리는 순전히 운과 더불어 축복받은 어리석음으로 청소년 시절을 통과해 살아남았습니다.
GenX 세대들은 대부분 은퇴 준비가 가장 미흡하고, 재무 계획이 미스테리 그 자체이겠지만, 소셜 미디어나 휴대폰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알지 못했던 잘못된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50대가 되어서도 우리는 기대치를 뒤집고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비뚤어진 즐거움으로 여기며, 주위의 기대에 순응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저는 내년 1월이면 53살이 됩니다. 저는 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보여지는 것을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아니, 시도도 하지 않았지요. 제 하드 드라이브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탑재되어 있지 않은 듯 합니다. 그렇다고 MZ 세대들처럼 무책임하거나 자기철학이 실종된 것도 아니며,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내 자신이 이런 것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착각 또는 신뢰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러 gen 들 가운데 우리 X 들을 두고 가장 피하고 싶은 세대라고 하지요?
우리 GenX 세대는 죽을 때까지 엉망진창이 될지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그 순간 슬프게 운명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 요란스럽게 삶의 무대에서 퇴장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우리는 Reagan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종말을 기다려 왔으니까요.
우리를 위해 건배합니다. 우리의 중년의 위기가 퇴직금 잔고보다 더 오래 지속되기를, 그리고 “The Breakfast Cllub”이란 영화의 모든 대사를 인용할 수 있는 능력에서 항상 위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결국 네 명의 기수들이 말을 타고 올 때, 우리는 acid-washed jeans 를 입고, 죽는 순간 머리를 쓰다넘기며 머리 위로 높이 든 붐박스에서 "In Your Eyes"라는 노래를 틀고 있을 겁니다. 세상이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면 John Hughes 영화처럼 대미를 장식하는 편이 우리답겠지요.
문화도, 고전도, 역사도, 철학도, 종교도, 경제도, 이념도 실종된 지금 세대, 아마도 아래 사진이 이런 지금을 꽤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미국에서 말이지요.
어쨌거나 globalize 된 세상에서 그 어느 나라도 이 영향을 피할 수는 없기에, 한국도 나름대로의 형태로 쇠퇴하고 있지만, 아마도 1990년대의 한국을 꽤나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공교롭게도 IMF 이전의 한국은 꽤나 매력적이었지요.
Now, if you'll excuse me, I need to go dig my Members Only jacket out of storage and pretend I have a future to plan for. Pretty in pink? Nah, we're pretty in apocalyptic chic. As for the last note, we might like to imagine the 80s that “it was a simpler time,” but things were just as complicated as now. While we can measure technological improvements between now and then, human nature is both frustratingly and reassuringly constant.
예전이 지금보다 더 좋은 단 하나, 그렇지만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지금의 세상에서는 이 인간의 본성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현재가 과거보다 좋을 수 없다는 것겠지요.
미국에 올렸던 post 를 여기에 맞게 일부 수정하여 올렸습니다. 이런 두서없는 류의 글을 올리는 것도 Gen-X 의 trait 이겠지요.
- August 16,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