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작 The Interpreter 를 보면 UN 에서 Ku 라는 언어를 통역하는 Silvia Broome (Nicole Kidman) 과The US Secret Service 소속인 Tobin Keller (Sean Penn) 가 처음 만나 나누는 대화가 있습니다. 듣는 일과 보는 일에 대한 업무적 의견이 상충하는 장면인데, 대사를 듣다 보면 깊이가 있습니다:
실비아:
l don't concentrate on faces
in my job.
제 업무는 얼굴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토비:
But you listen to voices.
Do you think you could
identify the voice?
하지만 목소리는 듣죠.
그 사람 목소리를
식별할 수 있을 것 같나요?
Well, l'd say yes, if it were...
lt was almost a whisper.
글쎄요,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거의 속삭이는 목소리여서.
Whispers disguise
the quality of a voice.
속삭임은 목소리의 질을 위장하죠
You, l imagine, study faces.
당신은 얼굴을 연구하는 일이군요
You don't want Zuwanie here.
주와니 대통령이 여기 있기를 원하지 않지요?
l didn't make it up.
내가 지어낸 얘기가 아닙니다.
How do you feel about him?
그 사람에 대해 어떤 의견인가요?
l don't care for him.
그 사람에 대해 신경 안 써요.
Wouldn't mind if he were dead?
그 사람이 죽어도 상관없나요?
lf he were gone.
그 사람이 사라진다면요.
Same thing.
같은 의미지요.
No, it isn't. lf l interpreted
''gone'' as ''dead'', l'd be fired.
lf they were the same,
there'd be no UN.
아니, 그렇지 않아요.
'사라졌다'를 '죽었다'로 해석했다면
난 해고당했을 거고
그렇게 해석했다면 유엔도 없었을 거여요.
Your profession is
playing with words.
당신은 말장난에 능하군요.
l don't play with words.
난 말장난 안 해요.
You're doing it now.
지금 하고 있잖아요.
You are.
당신이 그러고 있지요.
대화를 할 때 사람의 얼굴을 보고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각 사람들이 표정관리에 능하기에 그렇다기 보다는, 자신의 표정이 아닌 learned faces, 즉, 매체에서 또는 타인을 통해 습득한 어떤 표정이나 몸짓을 그대로 배우는 경향이 심해져서, 자신만의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성형을 한 사람들이 얼마나 또 많은지요? 그리고 교육의 질도 지난 30여년간 하락해서, 겉모습은 멀쩡하고 선해 보이거나 깊이가 있어 보여도 속은 썩은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다는 생각입니다. 정치인들, 의사들, 연예인들, 종교인들, 공무원들 등, 주변에 많지요. 어쨌거나 지난 10여년간 회의, 모임, 또는 그저 길거리나 가게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시험을 해 본, 나름대로의 주관적인 결과물이지요. 오히려 3D (이 말도 싫지만) 쪽에 있는 분들의 얼굴은 상대적으로 꽤 많이 정직하더군요. 심지어는 저 위의 사진 Nicole Kidman 과 부부사이였던 Tom Cruise 도 성격이 인간 이하라는 지인들의 폭로가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얼굴은 아무리 잘 생기고 괜찮아 보여도 그저 skin deep 라는 것을.
하지만 목소리는 감출 수 없더군요. 작은 pitch, 조금 느린 pause, 말의 속도, 단어의 선택, stuttering 등, learning 을 통해 배울 수 없는 quality 들이 조금이라고 감정이 투입된 상황에서는 각자만의 색이 그대로 드러나더군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이 성향이 더 드러나는데, 이는 자신의 진짜 모습 (이미지가 되었건 목소리가 되었건간에) 아마도 가식적인, 표면적인 가면을 사용하는 법을 사회를 통해 - 교육수준이 덜 한 사람들에 비해 - 더 많이 배운 후라, 조금의 감정이입만 해 주면 본질이 드러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예외는 있음이, 어릴 때나 성인이 되어 40대 50대가 된 이후나 같은 배경 (가정, 교육, 문화, 종교, 등) 이 유지된 사람들의 경우는 이를 break in 할 필요가 없음이, 현재의 그 사람 그 자체가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인 경우기 때문이지요.
목소리로 상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을 수 있고, 이를 그저 상대파악에만 쓴다면 참 못 된 일이겠지요. 말 그대로 말장난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목소리의 변화에서 파악되는 것들을 통해 더 나은 소통 또한 가능합니다. 조금 더 듣고, 그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quality 들을 파악하여,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진실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도 있지요.
말은 적게, 듣는 것은 더 많이 하는 격언이 이렇게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 October 03, 2024
Note: '블랙핑크' 제니가 유명 할리우드 배우 마가렛 퀄리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기사가 한국에 떴더군요. 제 견해는 이건 인종차별이 아닌, 그냥 놀린 것입니다. 안 어울리는 것을 했다는 생각에서 한 놀리기지요. 참고로 미국에서는 저렇게 하고 다니는 일반적인 Asian 계 여성은 없습니다. Asian 계 연예인도 적당한 brown 계열로 염색을 할 뿐이지요. 그냥 girl 들의 slumber party 에서 놀림 당한 정도로 보면 될 듯 합니다. 드러나지 않게, 은근히 놀리는 행위였지요. 말장난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