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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한다고 생각했는데, 483등이라고요?

보이지 않는 시간의 힘

by 아카


요즘 날씨도 좋고, 운동 삼아 열심히 걷고 계신 분들이 많다.


나도 역시 평소에 꽤 걷는 편이라, 걷기만큼은 크게 뒤처질 거라곤 생각 안 했던 게 사실.


하지만 회사에서 매주 진행 중인 '걷기 챌린지'에서 내 순위가 무려 483등인 걸 보고, '이게 맞나?' 싶어서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매주 월요일 오후부터 시작되는 챌린지인데, 불과 4일 만에 상위 100위 분들은 8.6만 보를 넘겼다.



이게 정말 가능한 수치인가 싶기도 하고,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더 놀라웠던 건, 평소에 조용조용, 느릿느릿해 보이던 분들이 순위권 상단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같이 일할 땐 그런 기색 하나도 안 보였는데, 알고 보니 다들 묵묵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계셨던 것. 역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 진짜였다.


괜히 반성도 되었고, 학교 다닐 때의 기억도 문득 스쳐 지나갔다. 항상 같이 놀던 친구들 중에 성적도 잘 나오는 애들이 꼭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쟤는 그냥 머리가 좋나 봐" 하고 넘겼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같이 놀고 집에 돌아가선 남몰래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걷기 챌린지를 하면서 새삼 느낀 게 하나 더 있다.


남들과의 경쟁보다 더 중요한 건, 어제의 나보다 조금 나아지는 것.


꼭 누군가를 이겨야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나 자신과 한 약속을 조금씩 지켜가는 게 더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퇴근길에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사람,
점심시간에 짬 내서 산책하는 사람,
집에서 틈틈이 스텝퍼 밟는 사람


'이런 작은 습관들이 쌓여서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도 순위보다는, 즐겁고 오래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분들도 요즘 어떤 루틴으로 몸과 마음을 챙기고 계신가요?


작은 변화들이 쌓여서 나를 점점 더 단단하게 해주는, 그런 날을 많이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오늘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걸어보자. 그 발걸음이 결국 나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데려다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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