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내 마음속엔 언제나 노을빛
한때 한강 주변의 빌딩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
그땐 바쁘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퇴근길 스며들던 황홀한 풍경 앞에선 잠시 걸음을 멈추곤 했다. 그 속에서 마음의 무게를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 장면은 마치 조용한 위로처럼 다가왔고, 지친 마음을 다독이며 오늘도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다 5년 전, 본사로 부서를 옮기면서, 다른 곳으로 오게 되었다.
사람들도 많을 뿐만 아니라, 거리도 활기차고 볼거리도 더 많아졌다. 다양한 사람들을 관찰하고 거리를 뷰파인더 속에 담는 건 여전히 즐거웠다. 하지만 노을빛이 안겨주던 그 소소한 행복과는 조금 다른 결이었다. 예전의 그 풍경은 이곳엔 없었다.
눈에 띄는 불빛과 번쩍이는 고층 빌딩 사이, 문득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진다. 더 이상 창밖엔 내가 기대하던 풍경이 없단 사실이 새삼 낯설다.
출퇴근은 여전히 바쁘게 이어지지만, 그때처럼 조용히 나를 안아주는 시간이 사라진 것 같아 조금은 아쉽다.
요즘은 가끔, 그 시절의 퇴근길을 떠올린다. 지금은 느낄 수 없게 되었지만, 내 마음속 어딘가엔 여전히 또렷하게 남아 있다.
앞으로도 문득, 그 시간이 그리워질 것 같다. 야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 야경 앞에서 제가 조금 더 따뜻해졌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