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도시를 직접 뛰는 쾌감의 시간
어느 코스라 해도 뛰기 좋은 이유는 다 있기 마련, -반대로 어떤 코스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특별한 어떤 코스의 가치를, 강점을, 이야기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침마다 달리며 이곳저곳을 누비는 삶을 살고 있는 입장에서, "대구"의 달릴 곳들을 전할까 한다.
그 첫 번째 코스가 될 오늘의 소개 지점은 바로 "대구스타디움" 주변. 육상이란 이름이 익숙한 곳.
전국에서도 유일한 "실내육상 전용시설"이라 할 육상진흥센터가 그 출발점이자 곧 도착점이다.
달리기만 놓고 보면 다소 힘든 지점도 있는 코스, 일단 업다운이 좀 있으며, 차도 옆을 뛰어야 한다.
대구스타디움을 둘러싼 공원 지대가 넓게 자리하지만 뛰는 코스에는 공원보다 그저 도로뿐이다.
코스 자체의 가치나 훌륭함은 다른 앞으로 소개할 여러 지점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곳을 첫 번째로 꼽는 이유? 이 공간이 주는 가치와 의미라는 지점 때문이다.
육상진흥센터부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대구스타디움의 역사성이 우선이다.
이 공간들의 가치와 의미는 분명 "달리기"라는 지점에서, "육상도시"라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육상대회 유치를 위해 "국제마라톤"을 준비하던 초창기, 대구의 마라톤 코스는 이 주변이었다.
-비록, 코스 자체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도심으로 코스는 수년 전부터 바뀌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모든 대회가 취소되면서 대구국제마라톤 역시 2년간 쉬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그 대회가 돌아온 2022년. 해외 초청 선수들의 첫 대회 코스도 바로 이곳이었다.
이 공간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며, 또 떠올리며, 다시 이곳을 뛰는 순간. 이 공간의 가치는 색다르다.
뛰는 사람들에게 다 같이 모여 대회를 뛰는 그 순간에 대한 그리움은 느껴본 모두에게 남아있을 터.
돌아오길 바라는 일상의 느낌은 "마라톤"에도 존재한다. 다소나마 그 맛을 이 코스는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소개할 여러 코스들은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그 가치를 전하며, 뛰고 싶은 마음을 담을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로 이야기한 대구스타디움 주변만큼은 그런 매력이나 달리기의 매력보단 의미가 크다.
뛰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달리는 사람들의 가치를 어떻게 우리가 고민하고 기억해야 할지에 대한 지점,
좀 더 소박하고 일상적인 달리기를 앞둔 첫 번째 코스는 다소 비장하며, 조금은 진부함을 담고 존재한다.
달리면서는 잘 느끼지 않을 감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코스도 분명 우리 곁에 필요하며 의미 있다.
물론, 이곳도 달리는 것 자체로도 장점이 분명 크게 있다. 매우 자연친화적인 공간에서 달릴 수 있다.
좀 덥더라도 나무 그늘이 거의 대부분 코스에 함께하며 계절별로 어울리는 꽃과 식물이 이어진다.
차도변이라고는 하지만, 신호등도 적다. 다니는 차도 적기 때문에 달리기에 무리함도 덜하다.
사람들이 적다는 점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시대에 어울리는 달리기의 공간일 수 있다.
큰 가치와 대단한 비장함으로 달리길 권했던 대구스타디움. 그러나 그 사이 달리기 좋은 장점도 가득.
이번 주말, 한번 이곳을 달려보시면 어떨까? 이곳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낮 FM 라디오에서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