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 옆에 큰 배 조심해!
패들보드를 타다 보면 모터보트에서 여객선까지 다양한 몸집의 수상 기구들을 마주하게 되지.
보통 운하나 강이 바다로 연결되는 지점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상황인데, 작은 물에서 평화롭게 노를 저으면서 정신 놓고 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큰 물에 들어가 있을 때가 있거든.
큰 물에는 큰 배들이 다니니까 조심해야 해.
보통 패들보드 타는 사람들은 이런 구간에서는 잘 놀지 않지만 어떤 계기로든 일단 들어가게 되었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 그리고 전후 좌우를 잘 살피면서 최대한 물가 쪽에서 패들링을 하는 게 좋아.
사실 안전을 위해 다시 작은 물로 돌아가는 걸 추천하지만, 만약 방향 트는 것에 실패했다면, 그리고 마침 큰 배가 옆에 지나간다면 배가 지나가면서 만들어내는 물결을 맞을 준비에 들어가야 해.
당연한 얘기지만 배가 클수록 지나간 자리의 물결은 크고 오래 지속되거든.
가끔은 큰 파도가 몰아치는 것 같은 물결도 있으니까.
다행히 패들보드가 뒤집어지거나 물에 빠진 적은 아직 없지만 큰 파도 같은 웨이브를 연타로 맞으면 정신 차리기가 힘들고 갑자기 토할 것 같은 기분도 들어.
그래서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큰 배가 완전히 나를 지나가고 물결이 다가올 때, 물결의 방향을 잘 살펴보는 거야.
그리곤 패들보드의 꼬리가 물결과 90도로 닿게 한 다음, 물가 쪽으로 노를 저어 나가는 게 충격을 가장 적게 받는 방법이지.
그렇게 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있다 보면 패들보드의 옆구리로 파도 물결을 맞게 되는데, 그럼 보드가 휘청휘청하면서 물에 빠지기 딱 좋은 자세가 될 거야.
스릴을 즐기고 싶다면,
그리고 수영에 자신이 있다면 이렇게 타는 것도 나쁘진 않지!
인생처럼 패들보드도 정답은 없으니까!
배가 지나가며 만들어놓은 큰 물결을 피해 물가 쪽으로 도망가는 아찌. 물결이 크게 일어날 때면 물의 표면과 속의 색깔이 달라 신기하다. YAGEUMEE ILLU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