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체스 챔피언은 수를 결정할 때 무슨 생각을 할까
대부분의 경우에 저는 제가 해야 할 것을 압니다. 그것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요.
저는 제가 이전에 둔 10,000개의 경기를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체스 선수들은 수를 결정할 때, 본인이 맞닥뜨릴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현 상황을 진단하고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흐를지를 예측한다. 그것을 토대로 계획을 상정하여 다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두어야 할 최선의 수를 따른다. 이것은 모든 일의 메커니즘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하고 싶거나 하고 싶지 않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명확한 단 하나의 일이 정해지지 않아서 머뭇거리는 것이다. 반면에 영재라 불리는 체스 그랜드마스터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으며 자신의 부족한 면을 메워 다시 할 일을 찾아 나아간다.
"저에게는 체스 보드 앞에서 매 순간 최고의 수를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보통 즉각적으로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제 의견을 검토해야 하니까 지루할 때까지 계속 앉아있습니다. 혹시 제가 놓친 것은 없는지 말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불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무엇을 할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¹
"확실히 (체스를 두는 것이) 직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출근해야 한다'는 느낌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도 많았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지켜봐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것은 항상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금은 방송을 하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할 때가 많지만, 그러다 보면 팬들을 떠올리며 예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잘해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²
작년 아메리카 컵과 노르웨이 체스 대회에서 우승한 히카루 나카무라"저는 여전히 발전하고 있고, 지금 당장 누구와도 훈련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쩌면 제가 정체되는 특정 지점이 있을 때, 제 평가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때, 저는 누군가와 함께 일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데 왜 제가 하던 것을 엉망으로 만들어야 할까요?
(제 엔드게임이 괜찮다고 자평하는 것은) 주제넘은 이야기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기본적으로 믿는 것은 동등하거나 약간 더 나은 포지션에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면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매우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 중반에 그들을 속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 유럽에서 더 자주 뛰고, 레이팅 2700점이 넘는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³ -히카루 나카무라
그들은 자신의 개선점을 찾고 실제로 경기를 치르며 경쟁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게임에 돌입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히 알고, 직접 시도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것이 그들의 공통점이다.
그들에겐 꾸준함이 있고, 꾸준함을 유지하기 위한 명확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남는 시간엔 다음 게임을 위한 준비를 하죠. 가끔은 체스에 대한 생각을 멈추기도 하지만 사실 지금도 체스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고 있어요. 내일 경기에서 쓸 어떤 수를 말이죠.*⁴
- 스스로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내려놓기 전까지 10년간 세계 챔피언.
현 체스 세계 랭킹 1위인 망누스 칼센
우리는 불확실한 목표를 두어선 안되고, 불완전한 상태에서 일을 치러선 안된다. 우리가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 필요한 명확함과 완전함을 갖추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이다.
*¹ *⁴ 출처 A chess prodigy explains how his mind works (youtube.com)
*² 출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나카무라 히카루 인터뷰 | 미국 Chess.org (uschess.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