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깅이가 무럭무럭 크고 있음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는 요즘. 나는 각종 고양이 굿즈(?)에 빠졌다. 고양이가 그려진 티셔츠부터 고양이 키링, 고양이 타투스티커까지 내가 집사가 되었음을 열심히 어필하는 중이다.
깅깅이를 위한 용품들도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드디어 생긴 아깽이용 깜찍한 캣타워와, 투명한 예쁜 해먹과 치즈 터널(역시 아깽이용.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놀랐으나 깅깅이가 쏙 들어가서 더욱 놀랐다.)까지.
요즘 깅깅이와 나는 부쩍 친해졌다. 비록 오늘 아침까지도 "안돼!"라는 혼구녕과 함께 싸웠지만-호기심이 너무나 많은 깅깅이는 내가 밥을 먹는 책상 위에도 자꾸 올라오고, 침대에 놓인 모기장을 마구 물어뜯는다. "안돼!" 하면 여지없이 내 손과 팔, 다리를 물어뜯는다. 그래도 훈육은 멈출 수 없어!-그러고 나서도 낮잠을 청할라 치면 내 가슴께 위에 올라와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함께 잠을 잔다. 우리는 이제 뽀뽀도 가능한 사이다.
덕분에 집사는 낮잠 내내 목이 졸리는 꿈을 꿨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최근 나의 love wins all 같은 친구를 만나러 강원도에 다녀왔다(이 친구와 함께 하트 모양 고양이 펜던트를 나눠 가졌다). 1박 2일로 다녀오니 깅깅이가 많이 염려되어 펫시터 서비스를 이용했다. 처음 매칭된 펫시터 분은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소중한 내 아기를 이틀 동안 혼자 두진 않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와요'라는 앱 플랫폼에서 많은 지역을 서비스하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볼 것.
위 사진은 강원도이다. 이제는 예쁜 풍경, 자유롭게 아이들과 강아지들이 뛰노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집에 있을 깅깅이가 생각난다. 고양이에 무척 친화적이라는 터키처럼 우리나라도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보기 싫은 것, 도둑고양이, 병을 옮기는 동물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친구이자 국가의 일원이라면 이 푸르른 곳을 깅깅이도 뛰놀 수 있을 텐데, 생각한다. 그 꿈을 이루기엔 현실적인 벽이 너무도 많지만 작고 약한 고양이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조금은 희망적인 미래가 보이기도 한다. 적어도 아이가 실수로 문 밖을 뛰어 나갔을 때 잔인하게 괴롭힘 당하거나 로드킬 당하지만 않았으면.
귀여운 깅깅이의 모습을 좀 더 잘 기록하기 위해 인스타를 개설했다. 주변 친구들의 응원이 크기도 했다. 인스타에서 깅깅이의 똥꼬 발랄한 폭풍 성장을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 주소를 팔로우하시길.
https://www.instagram.com/ginggingi0301
어쨌든 이제야 조금씩 나와 깅깅이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많이 투닥거리는 동거인/동거묘지만, 서로를 마음 한 켠에 믿을 구석으로 놔두는 일은 시작된 듯하다. 1박 2일 간 집을 비웠다가 돌아오니 깅깅이가 부쩍 길고 무거워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 소중한 시간들이 부디 허투루 지나가지 않기를. 깅깅이의 행복에 내가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