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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Jan 06. 2016

데이브 롬바르도

#4 데이브 롬바르도(Dave Lombardo, Slayer)

드러머월드(Drummerworld)는 그를 "더블 베이스의 대부(The Godfather of Double Bass)"라고 불렀고 슬레이어(Slayer)의 동료 케리 킹(Kerry King)은 그의 드러밍을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가 주연한 영화 『The Natural』에 비유했다. 데이브 롬바르도(Dave Lombardo)라는 드러머를 논하는 데 있어 '더블 베이스'와 '자연스러움(Natural)'은 중요한 개념이다. 확실히 롬바르도 드러밍의 절정은 더블 베이스의 난타에서 나오고 그 난타는 또한 자연스럽다. 이렇다 할 워밍업도 없이 곧바로 본 공연에 임하는 그의 스타일은 드럼이라는 악기에 있어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는 천생 드럼을 치기 위해 태어난 사나이다. 

롬바르도의 플레이는 슬레이어에서 시작해 슬레이어에서 끝나는데, 특히 데뷔작『Show No Mercy』의 야수성과『Hell Awaits』의 잔인함을 겸비한 걸작 『Reign in Blood』에서 그는 헤비메탈 드러밍의 방법론을 결정지었다. 그것은 헤비메탈 드러밍의 끝장이었고 그는 더블베이스 드러밍의 '종결자'였다. 「Angel of Death」에서 보여준 롬바르도의 집중력은 지금도 헤비메탈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으로 그는 이 곡에서 헤비메탈 드럼을 연주할 때 손과 발을 어떻게 놀려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비트의 호흡을 종횡무진 주무르는 그의 리듬감은 곡 전체의 흐름을 결정하고 제압한다. 특히 숨가쁜 초반부를 보상해주는 2분대 헤드뱅잉 타임을 지나 터져나오는 더블 베이스 솔로는 후임이었던 폴 보스타프(Paul Bostaph)도 가끔씩 박자를 놓치곤 했던 부분이다. 드럼 빠르게 치기로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고 전해지는「Necrophobic」은 어떤가. 1분41초 안에 모든 걸 끝장내야 하는 이 미친 연주는 롬바르도가 더블 베이스 뿐 아니라 스틱킹에도 얼마나 능수능란한지를 증명해준다. 필인은 섬광처럼 부숴지고 스네어와 라이드 심벌은 웅장함과 화려함을 함께 물고 난다. 라이브에서 나름의 솔로 타임이 돼주는「Criminally Insane」역시 속도를 조율하는 롬바르도의 감각이 녹아든 명곡이며, 멋진 드럼 솔로와 리프 훅이 자리한「Epidemic」도 그의 드러밍을 가늠해보기에 좋은 지점이다. 

라이드 심벌로 셔플 리듬을 쪼개는「Postmortem」과 앨범 타이틀에 빗대 발음 장난을 한「Raining Blood」의 더블 베이스 드러밍은 지치지 않는 드러머 데이브 롬바르도의 상징과도 같다.('지배자' 롬바르도를 더 실감나게 감상하고 싶다면 2004년 DVD 『Still Reigning』을 강력 추천한다.) 


전작에 비해 평가가 좋지 않았던『South of Heaven』과 '포스트『Reign in Blood』' 『Seasons in the Abyss』에도 칭찬할만한 드러밍은 널려 있다. 히트곡「Mandatory Suicide」에서 그는 듣기 좋은 록비트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기타를 받쳐줄 때는 확실하게 받쳐주면서 빈 공간에 대한 배려도 결코 잊지 않는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마지막 더블베이스 드러밍은 후련한 맛은 없지만 곡의 구조적인 측면에선 현명한 플레이였다.(후련한 더블 베이스가 듣고 싶다면「Silent Scream」에 귀 기울이면 된다.) 

드라마는「Behind the Crooked Cross」와「Seasons in the Abyss」를 통해 더욱 극적인 것이 된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절묘한 브레이크, 힐업(Heel-Up)을 통해 내뿜는 정교하고 논리적인 베이스 드러밍, 엇갈리면서 정갈한 손놀림은 잘 짜여진 네러티브와도 같다.「War Ensemble」과「Hallowed Point」의 파괴감, 「Expendable Youth」와「Skeletons of Society」의 거만한 박력도 롬바르도 드러밍을 규정짓는 필수 요소들이다. 빌보드 앨범 차트 8위까지 오른『Divine Intervention』부터 한동안 밴드를 떠났다가『Christ Illusion』으로 복귀한 뒤의 롬바르도 드러밍은 바로 그 모든 요소들 속에 집약돼 있고 요약돼 있다. 

물론 테스타먼트(Testament)의 『The Gathering』이 그만큼 화제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드럼에 롬바르도가 앉아 있었기 때문일 터. 데스(Death)의 전 드러머 리차드 크리스티(Richard Christy), 피어 팩토리(Fear Factory)의 레이몬드 헤레라(Raymond Herrera), 슬립낫(Slipknot)의 조이 조디슨(Joey Jordison),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마이크 포트노이(Mike Portnoy) 같은 테크니션들이 한 목소리로 롬바르도의 영향력을 말하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데이브 롬바르도는 그만큼 헤비메탈 드럼을 발전시킨 인물이고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드러머인 것이다. 


● 밴드 & 앨범 


with Slayer 
Show No Mercy(1983) 
Haunting the Chapel(1984)
Live Undead(1984) 
Hell Awaits(1985) 
Reign in Blood(1986) 
South of Heaven(1988) 
Seasons in the Abyss(1990) 
Decade of Aggression(1991) 
Christ Illusion(2006) 
World Painted Blood(2009) 


with Fantômas 
Fantômas(1999) 
The Director's Cut(2001) 
Delìrium Còrdia(2004) 
Suspended Animation(2005) 
Fantômas / Melt-Banana(2005) 


with Grip Inc. 
Power of Inner Strength(1995) 
Nemesis(1997) 
Solidify(1999) 
Incorporated(2004) 


with Testament 
The Gathering(1999) 
 

Other Works 
Jesus Killing Machine — Voodoocult(1994) 
Vivaldi The Meeting — Lorenzo Arruga, Dave Lombardo & Friends(1999) 
Taboo & Exile — John Zorn(1999)
Xu Feng — John Zorn(2000)
Reflections — Apocalyptica(2003)
Aocalyptica — Apocalyptica ("Betrayal/Forgiveness")(2005) 
Drums of Death — with: DJ Spooky(2005) 
(ONe) — The Panic Channel(2006) 
Worlds Collide — Apocalyptica ("Last Hope")(2007) 
Extremely Sorry - "Stand By Me", with Baron and Lemmy Kilmister(2009) 
7th Symphony — Apocalyptica("2010")(2010) 
Touring (album not released) - Philm(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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