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athryn Bigelow
'Touched by the Hand of God'은 베스 비(Beth B) 감독의 87년작 <구원(Salvation!)> OST에 수록하기 위해 신스팝 밴드 뉴 오더가 썼던 곡이다. 87년이면 화이트스네이크가 그 유명한 셀프 타이틀 앨범을 냈던 해로, 글램 메탈의 최전성기였다.
<폭풍 속으로>와 <허트 로커>로 영화 팬들에게 잘 알려진 캐스린 비글로는 바로 여기에 주목, 버나드 섬너를 비롯 뉴 오더 멤버들을 모두 사랑에 굶주린 장발의 메탈러로 변신시켰다. 장엄한 비트와 우울한 마이너 코드를 빼곤 헤비메탈과 큰 관련이 없는 음악으로 이들은 과장된 슬로우 모션과 카메라의 잦은 시점 변화 앞에서 꽤 그럴 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여타 글램 메탈 밴드들이 하는 것과 다를 것 없는 콘서트 장면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컷(intercut)에서 열연한 배우 둘은 다름 아닌 <코만도>, <컬러 퍼플>에 출연했던 레이 돈 총(Rae Dawn Chong)과 캐스린 비글로의 전 남편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일리언스>에 군인으로 나왔던 빌 팩스톤(Bill Paxton)이다.
언제나 작품의 '엔딩'에 신경을 쓰는 캐스린 비글로답게 처리된 뮤직비디오의 마지막은, 끊임없이 디졸브 되었던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을 암시하듯 천정이 무너지는 화려한 파멸로써 끝난다. 해서 <허트 로커>의 엔딩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나는 이 뮤비를 보며 캐스린 감독의 습관 같은 연출 스타일을 새삼 음미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뉴 오더와 헤비메탈이라니. 농담이 좀 지나치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