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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Bridge

by Gus Van Sant

by 김성대

그 유명한 <Blood Sugar Sex Magik>에 수록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히트 싱글 'under the bridge' 뮤직비디오를 감독한 이는 다름 아닌 구스 반 산트였다. 키아누 리브스와 리버 피닉스가 주연을 맡았던 <아이다호>(1991)와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 날'을 기록한 <라스트 데이즈>(2006)로 유명한 그의 손 끝에서 이 젊은 훵크록 악동들의 미래는 달라졌는데, <아이다호>에서 베이시스트로 출연하며 반 산트와 인연을 맺은 플리(베이스)는 "이 뮤직비디오가 우리를 미국 메인스트림과 글로벌 팝 문화의 한복판으로 이끌었다"며 따로 고백하기도 했다.


영상은 톤과 리프 면에서 지미 헨드릭스의 'little wing'과 비교된 존 프루시안테(기타)의 기타 솔로 모습으로 시작한다. 어여쁜 66년형 펜더 재규어(Fender Jaguar)를 메고 선 이 모습은 LA 거리를 걷는 앤소니 키디스(보컬)와 채드 스미스의 림숏(rimshot) 장면, 플리의 과장된 몸짓, 그리고 원자 폭탄, 사막, 포틀랜드의 스카이라인(포틀랜드는 구반 산트의 고향이다) 등 수 많은 이미지들의 오버랩과 디졸브를 겪은 뒤 수미상관으로 다시 마지막을 장식한다.


외로움과 실망을 다룬 곡답게 영상은 그윽하게 취해 있고 색들은 조금씩, 하지만 광활하게 번져 있다. 색의 자유로운 배치는 존 프루시안테의 현란한 옷차림에서도 이미 예고되었는데, 이는 구스 반 산트가 촬영 당일 프루시안테의 코디가 너무 마음에 들어 손대지 않고 그대로 영상에 삽입한 것이라고 한다. 앤소니의 보컬과 존의 기타가 뿜어내는 차분한 그루브가 일품인 이 곡은 MTV의 큰 사랑(곡과 영상의 기막힌 조화로 줄기차게 방송된 이 작품은 92년 MTV 비디오 뮤직어워드에서 '브레이크스루 비디오'와 '시청자 선정 베스트 비디오' 상을 받았다)을 받은 탓에 이후 라이브에서 반드시 리퀘스트 되는 밴드의 대표곡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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