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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대 May 21. 2023

가스펠과 팝페라의 경계에 선 구원의 사색

손성우 'Save Me'



자신의 세 번째 싱글에서 손성우는 비트보다 무드에 방점을 찍었다. 앞선 두 싱글이 지상에서 너와 나의 이야기였다면 'Save Me'는 제목처럼 천상에서 펼쳐지는 구원의 사색 같은 느낌을 준다. 곡을 열어 곡을 지탱해 나갈 김혜현의 피아노가 보컬을 조금씩 불러들일 때 그 사색은 이미 무르익어 있다. 노래와 더불어 현악이 조금씩 빌드업되고, 흐느낌과 뉘우침이 공존하는 팔세토 코러스가 1절을 가른 뒤 다시 2절을 헤치며 천천히 나아간다. 이어 안희준의 일렉트릭 기타 솔로를 사이에 놓고 가물거리거나 치솟는 다성(多聲)적 얼개를 만나 곡은 어느새 가스펠과 팝페라의 경계에 선다. 그리고 'Save Me'의 완성은 그 경계를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게 하는 가창과 스트링의 균형으로 이뤄진다. 노래가 날아오르면 스트링이 엎드리고, 스트링이 솟구치면 노래는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이 곡에서 노래와 스트링은 힘으로 경직되지 않는다. 둘은 양보하거나 비켜주며 섬에서 부는 바람 속으로, 뇌리의 아득한 꿈 속으로 함께 사무친다. 손성우의 세 번째 싱글은 노래와 편곡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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