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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경험하는 "처절하게 아름다운 고통"

<산호숲> 제인과 산호초

by 김성대

제인과 산호초(Jane Coral)는 밴드 이름이 아니다. 과거 고요한달(Go Yohan Dal)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음악가의 두 번째 예명이다. 그 이름은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진가, 기자였던 에르베 기베르의 <천국>에서 가져온 것이다. 제인과 산호초의 말이다.


제인과 산호초라는 이름에는 세계에 공생하는 모든 것을 위하여, 삶과 죽음, 빛과 어둠, 고통과 희망 우리가 넘나드는 모든 양끝에서, 그것의 경계선을 유영하며 찾아낸 안식을 선물하고자 하는 저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산호숲'은 그런 제인과 산호초가 고요한달 때부터 해오던 음악, 즉 드림팝 요소에 슈게이즈를 덧대어 내놓은 첫 미니앨범이다. 결핍된 내면, 자폐적인 세계관, 그로테스크한 심연의 유토피아를 골자로 한 이 음악은 "말과 언어를 잊은 채 처절하게 아름다운 고통"을 지향하며 듣는 이를 현세와 완전히 별개의 세계로 초대한다.



작품을 위해 3인조 라인업을 택한 제인과 산호초 곁에는 손병규(베이스)와 염상훈(드럼)이 있다. 사운드 어드바이저와 믹싱은 존 그레이(ZON GREY)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예고한 박준형이 맡았다. 모두 록 밴드 줄리아드림의 멤버였던 인물들이다. 특히 넘치지 않게 단단한 그루브에 일가견이 있는 리듬 파트의 매력은 슬로우 록 트랙 '구름(Cloud)'에서 잘 드러난다. '구름'은 따로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파란노을과 작업한 홍석주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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