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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종목 May 20. 2024

우리는 성숙해야 한다.

#우리는대화해야한다. #성숙 #성장


#성숙 #우리는대화해야한다


이번 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성숙이다.


1. 나는 어릴 적부터 일정 부분에선 매우 성숙한 사고를 하는 아이였지만, 특정 부분에서는 또래보다 미성숙한 모습을 가지고 지냈다. 기질적으로 샘이 많고, 불만을 잘 갖는 성향이 그 부분과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에는 감정조절에 애를 먹었다. 착하고 여린 심성을 가져서 주변에 심하게 척을 지거나 피해를 끼치진 않았지만, 가끔씩 큰 상처를 주고받거나 후회할 상황을 만들곤 했다. 


2.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유쾌하고 친절한, 타인의 필요를 잘 알아채고 적극적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마음의 깊은 골짜기, 성숙이 빈곤한 영역에 마주할 때면 완벽히 상반된 평가를 듣게 되곤 했다. 몸은 자랐지만 성숙은 전혀 자라지 않은 것이다.


3. 그런 나의 삶에 광야가 펼쳐졌다.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들을 끊임없이 겪어 나가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방황하기도 했고, 아이의 난치병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선한 의도가 수억 원의 손실로 이어져 가슴을 후벼 파기도 했으며, 형제 같았던 동료 간의 분쟁과 갈등에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풀리지 않는 인정욕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4. 심적 고통과 허기짐은 때론 나를 더 옹졸하거나 격렬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거대한 삶 앞에서 나의 무력감을 인정하게 만드는 과정이 되었다. 


5.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며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했고, 아이의 난치병을 마주하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포용을 배웠다. 수억 원의 손실에 분개하고 복수하기보다 용서와 인내를 갖추었다. 동료 간의 갈등 속에서 소통과 감정조절의 중요성을 배웠고, 인정욕을 마주하고 나를 조금 더 받아들일 수 있었다. 


6. 그렇게 나는 조금은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더 나를 잘 인지하고 행동을 살필 수 있게 되었으며, 조절이 어려운 감정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본질을 기억하게 되었다. 


7. 성숙은 시간이 저절로 가져다주지 않으며, 고통스러운 사건을 겪는다 해도 곧장 성숙하게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 안에서 약하고 무력한 나를 인정하고 승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얻은 보상이었다. 


8. 다른 어떠한 성취나 성장보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성숙이 가져오는 이로움 때문이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며 보살필 수 있다. 상처 주는 일을 줄이고 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내게 만들어 준다. 개인의 나보다 더 큰 관계의 나를 알아채게 해 주어 본질을 놓치지 않게 도와주고, 수많은 갈등의 고비를 현명하게 넘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아직도 요동치는 내 안의 감정들 속에서도 계속된 성찰과 승화로 연결케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9. 성숙을 위한 발걸음이 때론 버거울지 모른다. 하지만 멈춰 선 안 된다. 미력한 우리는 결국 성숙을 통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 인간은 바뀐다. 통째로 달라지는 것이 아닌 성장과 성숙을 통해 변모한다. 그 변화는 우화를 거친 나비처럼 진정한 나로 다가서는 기분을 만끽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펼친 날개는 나의 자유로움만을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이들을 품는 포근한 이불이자 든든한 우산이 되어 준다. 


나를 위해, 진정한 나의 삶을 위해, 성숙을 갈망하고 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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