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공과 건축공학 또는 토목공학을 연관지어 공학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구성해 두었습니다. 토막글과, 다양한 전공 분들의 반응과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답변을 수록해 놓은 단편 에세이입니다.
[건•토•알 1탄] 왜 아스팔트를 자주 갈아엎을까?
토목공학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여러분들은 '포장'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이 글을 읽으시는 대부분의 독자분들께서는 '선물포장'을 생각하실 것 같네요. 하지만, 저는 오늘 '도로포장 (포장공학) ' 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도로를 많이 봐왔고, 많이 사용했으며, 앞으로도 많이 사용할 거에요. 물론 요즘은 COVID 19 때문에 길거리에 나가기 쉽지 않지만 말이에요. 여러분이 여행을 갈 때, 학원이나 학교에 갈 때, 놀러 나갈 때 등 등 도로를 사용하지 않으신 분들은 단 한 분도 없을 거에요.
수많은 광경 중에서 '포장공학' 에 가장 가까운 것 중 하나는 연말이나 연초에 싹 갈아엎는 '아스팔트'일 것입니다. 이걸 보면서 몇몇 분들은 의문을 가졌을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도대체 왜 아스팔트를 저렇게 자주 보수하지?
설마, 세금 낭비하는거 아니야?
물론 그런 경우가 아예 없다고는 못 하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아스팔트를 왜 자주 보수해야 하는지 알아볼까요?
도로를 큰 종류로 나누자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 그리고 시멘트 콘크리트.
그 중, 우리 집 앞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도로는 '아스팔트 콘크리트'입니다.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이 도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야 합니다. 교수님의 말씀을 빌려 간단하게 비유해보자면, 아스팔트는 '땅콩엿'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도대체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땅콩엿을 만드는 법
첫 번째, 엿을 녹인다.
두 번째, 땅콩을 녹은 엿과 섞는다.
세 번째, 이것을 굳히면 땅콩엿 완성 !
아스팔트 콘크리트 만드는 법
첫 번째, 아스팔트 결합재 (Asphalt binder ; 녹인 아스팔트라고 생각하면 됨.) 를 준비한다
두 번째, 골재 (돌이라고 생각하면 됨) 를 아스팔트 결합재와 섞는다.
세 번째, 이것을 굳히면 아스팔트 콘크리트 완성 !
저렇게 비교해 보니 아스팔트와 땅콩엿은 참 비슷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특성 또한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통 땅콩엿은 겨울에는 딱딱하지만 여름에는 흐물흐물해집니다. 아스팔트도 비슷하게 겨울에는 딱딱하지만 여름에는 물렁물렁해집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아스팔트 콘크리트에 충격이 가해지면 도로가 흐물흐물 해지며 변형이 됩니다.
이제 왜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그렇게 자주 유지보수하는지 알게 되셨나요? 그렇다면, 이왕 포장공학 이야기를 한 김에 포장공학의 또 다른 갈래인 '터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터널은 암반 (쉽게 말하면 단단한 흙) 에 구멍을 뚫고 막아놓은 공간입니다. 흙의 온도는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나 영상의 온도로, 사계절 내내 온도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이냐면, 터널 내부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는 뜻입니다. 이는 여러분들도 직접 느껴보신 적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눈이 오는 날 터널을 혹시 지나보신 적이 있나요? 혹시 그러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도로가 꽝꽝 얼어도 터널을 들어가고 나갈 때 사고가 나지 않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적은 없나요?
생각을 해보면, 흙의 온도가 영상이기 때문에 터널 안의 온도도 이와 같아 따뜻합니다. 눈은 영상에서는 녹기 때문에 터널 안에는 눈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터널 밖은 영하이기 때문에 눈이 오고, 눈이 쌓여서 얼음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사고가 나지 않을까요?
그것은 바로, 터널 안에서 밖으로 가는 입출구부에서 속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입출구부에서 50M 정도 열배관을 설치하거나 열선, 또는 전기선을 깔기 때문입니다.
설명으로 인해 터널 밖에만 동상방지층이 설치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터널 내부 일부 구간에도 동상 방지층이 설치됩니다.
터널 안은 항상 따뜻하고 눈이 얼지 않지만, 터널을 쭉 지나 출구를 나가면 물이 다시 업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속도를 급하게 줄이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빠른 속도로 나가 사고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터널 갱구로부터 50m 가량에 동상방지층을 설치하게 됩니다. 동상방지층은 쉽게 말해서 도로가 어는 것을 방지하는 구간이고, 구체적인 방법에는 열선, 염화칼슘 분사, 열배관방식, 종방향 그루빙 등이 있습니다. 터널 내에도 일부 구간 동상 방지층이 설치되는 것에는, 터널 내부라고 해도 입구 근처는 겨울철 외부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차량 바퀴에 묻는 눈이 녹은 물이 입구 근처에는 얼어붙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동상방지층을 설치하는 정책에 대해 많은 것이 바뀌고 있는데,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공학적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공 이모저모'에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로써 '[건•토•알 1탄] 왜 아스팔트를 자주 갈아엎을까?'를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공학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를 다루어 보았습니다. <건•토•알>은 일주일에 한 번 연재하며, 토목공학과 건축공학에는 다양한 세부 분야들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하게 주제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이 밑의 부분은 다른 전공 분들이 제 글을 읽고 느낀 감상평과, 질문들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학과만 공개하겠습니다.) 궁금하시면 읽어보시고, 이 외에 다른 궁금증이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 부탁드립니다. 또한, 전공자 분들과의 지식 공유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A님 (신소재공학 • 바이오융합) : 터널 부근에 열선을 까는 것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도로 설계에는 굉장히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것 같네요.
B님 (유아교육과) : 아스팔트를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니 확실히 차이점을 알았습니다. 또, 아스팔트를 만드는 과정을 땅콩 엿으로 비유하니 쉽게 이해되었습니다. 터널 주면에 전기 선을 까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이를 통해 얼음이 생기지 않는 이유를 알겠어요. 그리고 이런 포장의 분야도 공학이라고 하니 공학의 범위가 정말 넓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낍니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포장도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흥미로웠습니다.
C님 (행정학과) : 항상 중학교 등교길 아스팔트를 왜 이렇게 많이 갈아엎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우리 세금이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일이기에 불만(?)을 가졌던 적도 있는데 이 칼럼을 통해 쉽게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행정학을 전공하며 공학적 지식이 여러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사고 방지를 위해 터널 입출구부에 다양한 동상방지층을 설치해 둔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외에도 일상새오할에 녹아있는 수많은 공학적 기술들, 아이디어가 궁금해지네요. 앞으로도 칼럼 기대하겠습니다.
D님 (자유전공학부) : 첫 칼럼 잘 읽었습니다. 이번 여름에 유독 저희 집 앞에 있는 인도에 보수 공사가 많이 진행되어서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보수 공사가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 보일 때마다 굉장히 의아했는데, 대체로 단시간 내에 공사가 완료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 칼럼을 통해 짧은 보수 기간이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특성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터널 파트를 읽으며 올해 초에 언 도로 때문에 터널 부근에서 대형 추돌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열선의 길이가 조금 더 길었다면 피해규모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E님 (물리학과 •컴퓨터공학과) : 칼럼 잘 읽었습니다. 왜 고가도로에는 시멘트가 많고 집 앞 도로에는 아스팔트가 많을까 궁금했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터널의 열선도 흥미로웠습니다. 온도차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런 실생활 속 작은 부분에도 공학이 디테일하게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 열배관 방식이나 열선이 24시간 가동되는 것인지, 온도 센서를 이용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여름에는 오히려 외부 도로의 온도가 더 높기도 해서 낭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 : 열선은 이를 포장체 (아스팔트) 밑에 깔고, 눈이 많이 올 때 전기를 보내 녹이는 방법으로 자동차 전열시트와 비슷합니다. 전기 요금은 많이 들지만 융설효과가 커서 빨리 녹일 수 있습니다. 열배관 방식은 직접적인 열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포장체 표면 근처에 설치한 배관에 10도 정도 되는 순환유체 (물을 생각하시면 편합니다.)를 흐르게 하여 표면의 눈을 간접적으로 녹이는 시스템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특히 폭설이 내리는 산간지역의 터널 입구부에 설치되며 적설령을 통해 메뉴얼로 가동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F님 (국사학과) : 칼럼 잘 읽었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마다 또 도로 포장을 한다고 하면 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하지? 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통해 저의 편협했던 시각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G님 (식량자원과학과) : 칼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 떄 면허를 따고 나니 도로가 눈에 더 잘 들어왔습니다. 얼마 전 많은 비가 내린 후 주행 연습을 하는데 유독 패인 도로들이 초보자인 저에게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 아스팔트 도로를 언제 보수하나 생각을 했는데, 보수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걱정이 덜 되었습니다.
H님 (소프트웨어학과) : 너무 이해가 잘 되게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이 되면 항상 멀쩡해보이는 도로를 갈아엎길래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던 찰나 이 칼럼을 읽게 되어서 기쁩니다.
I님 (경제학과) : 흥미로운 칼럼 잘 읽었습니다. 우선,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여름에 흐물흐물해지고 충격을 가했을 때 변형되는 이유를 아스팔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더 쉬웠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정말 터널 안팎의 온도에는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평소에 호기심이 많았다면 충분히 궁금해할만한 부분이네요. 호기심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생활의 예시로 쉽게 풀어주셔서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J님 (지리교육과) :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지나치기 쉬운 '아스팔트 콘크리트'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녹인 엿과 땅콩의 비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K님 (유전공학과) : 익 글을 통해 일상 하나하나가 공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름철에 아스팔트 도로 변형이 일어난다면 이로 인한 사고도 종종 발생할 것 같은데, 혹시 보수공사 외의 변형을 막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K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 : 변형을 미리 감지하는 방법은 있지만 변형을 막기 위해서는 보수공사를 해야 합니다. 아스팔트는 도로 표면해만 까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도로를 갈아엎는 것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포장 표면에 홈을 생성한다던가, 충전제로 보수를 하는 등의 방식도 있습니다.
L님 (교육학과) : 굉장히 재미있고 쉽게 읽히는 글이었습니다. 도로 유지보수의 주기에 관해서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주제인데, 사회가 작동하기 위해 행정적 차원뿐만 아니라 공학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함을 꺠달았습니다. 제 전공이 아니어서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인데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흙의 온도가 사계절 내내 큰 변화없이 영상으로 유지된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M님 (음악학과) : 땅콩엿에 비유해주시니 이해가 잘 갔습니다. 겨울에 터널에서 도로 결빙 때문에 사고가 나지 않는 것에 의문을 품지 않았었는데 이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동상방지층 때문이군요. 이를 통해 교통이 실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