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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 in Jeju 4

by 이로

당신은 방목되어 본 적 있는가?

대한목장에 대한 나의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방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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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개방된 드넓은 초원, 자유롭게 뛰노는 말들. 잠시 휴대폰을 꺼두고 싶게 만드는 거대한 대나무숲. 카페인 가득한 커피와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의 소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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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숨만 쉬고 있었을 뿐인데, 어느새 방목되어 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저 멀리 우리 밖을 벗어나 홀로 풀을 뜯고 있는 조랑말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옮기며 나는 천천히 그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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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접근을 느꼈는지, 조랑말도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입에 넣어줄 먹이 하나 없었지만, 나는 그저 쓰다듬고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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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방목되는 존재끼리는 무언가 통하는 걸까?

조랑말은 내 곁에서 잠시 멈춰 서더니, 마치 카메라를 응시하듯 조용히 그 자리에 머물렀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르고, 나는 그 순간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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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익숙해보이는 행동일지 모르지만, 나에겐 기묘하고 특별한 순간이었다. 오직 나만이 느낄 수 있었던, 나만의 기억이라 해두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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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을 기록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방목의 블랙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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