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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ue in Jeju 3

by 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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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창 너머로 흩날리는 노란 물결과 파란 하늘의 배경은 아침식사로 주문한 보말죽을 잠시 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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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이내 풀밭 사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 걸었다. 벤치 하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바다 저편에선 지미오름이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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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벌려 이 기분을 만끽하던 그때, 이곳의 터줏대감을 발견했다. 처음엔 반려견인가 싶었다. 하지만 따스한 햇살 아래 초연한 자태로 잠든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자연이 키운 생명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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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에서 문득 '상팔자'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솔직히 부러웠다고.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존재감,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때가 되면 배달되어 올 듯한 음식까지. 뭐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어쩌면 저 자태가 태초의 생명체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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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 생명체가 단잠을 깨웠다고 짖어대던 모습이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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