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예술

by 호림

음악과 미술이 심리치료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임상결과로 발표하고 있다. 정신이 우리의 몸을 지배하고 그 정신에 예술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제 어렴풋하지만 상식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영국의 작가 윌리엄 스타이런의 경우는 극적인 음악치료의 효험으로 새 삶을 찾은 경우다. <보이는 어둠>은 스타이런의 우울증에 관한 얘기다. 퓰리처상 수상자 스타이런은 영화 <소피의 선택>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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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런에게는 60세에 우울증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동시대를 살며 교류했던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와 알베르 카뮈에게도 이 지독한 손님이 찾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카뮈는 자살로 의심되는 사고로 세상을 떴다. 작가에게는 슬럼프가 올 수도 있지만 그것이 단순한 창작력의 고갈이 아니라면 심각한 병이다.


스타이런은 이 지독한 질병과 싸워야 했다. 약물을 복용과 정신과 치료를 병행했지만 병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불면증에 시달렸다. 자살의 유혹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울증이 얼마나 처참하게 정신을 부수고 인간을 광기로 몰아가는지는 <보이는 어둠>에 잘 묘사돼 있다. 자살만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결행하려던 스타이런을 구한 것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브람스의 <알토 랩소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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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이런의 어머니가 즐겨 부르시던 노래가 추억을 되살려냈고 그 추억의 장명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유쾌하게 뛰어놀던 어린 시절, 자신 곁에 늘 있었던 애완견, 사랑하는 이들...... 즐거운 추억은 그가 우울에 맞서 싸울 힘을 주었다. 삶은 고의적으로 포기하기엔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문득 깨달은 그는 그다음 날 정신병원에 입원해 우울증과 맞서 싸웠고 마침내 이겨냈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우리 마음에 무한한 에너지를 준다. 가을 단풍을 찾는 무수한 발걸음은 광대한 자연이 펼치는 예술이 우리 안에 쌓인 찌든 감정의 찌꺼기들을 씻어주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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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 랩소디는 의외로 차분하고 담담하다. 짧은 지식으로는 우울증엔 우리 몸을 들썩거리게 하는 곡이 좋지 않을까 싶다.


Mozart - The Marriage of Figaro Overture (K.492) - Wiener Symphoniker - Fabio Luisi (HD)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