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일본어 공부가 진척이 잘 되는지 여쭈었다.
늙어서 공부는 무슨 공부냐며 눈도 침침하고 금방 익한 것도 돌아서면 잊어버리신다고 푸념이시다. 공부도 다 때가 있는 거라고 하시며.
경북 칠곡과 전남 곡성의 할머니 얘기를 곁들여 뭔가를 배우려는 어머니께 용기를 드리고 싶다.
칠곡의 할머니들은 <시가 뭐고?>,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 같은 책도 출간했다. 시집인 <시가 뭐고?>는 8쇄까지 찍는 기염을 토하며 장안의 화제가 된 책이다. 이 할머니들을 주인공으로 한 <질곡 가시나들>이라는 영화도 지난 2019년에 제작됐다.
팔순 나이에 글을 배워 시집 <시집 살이 시집 살이>를 2016년에 출간한 전남 곡성의 일곱 할머니도 있었다. 이분들의 이야기도 영화 <시인 할매>로 제작되었다.
일본의 시바타 도요 할머니는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 98세에 시집을 냈다. 그것도 출판사가 선뜻 나서지 않아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둔 돈으로 자비 출간한 책이 15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2013년에 작고한 시바타 도요 할머니의 시집 <약해지지 마>는 한국을 비롯해 5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머니께 공부는 때가 따로 없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때가 있는데, 이 말은 동네 공중목욕탕 홍보에 어울리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팔순도 안된 어린이가 너무 엄살이 심하시다는 말도 곁들여서 전할까 한다.
77세에 그림을 시작해 80세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92세에 자서전을 쓰고 93세에는 시사잡지 <타임>의 표지모델이 되었다. 이 후로도 왕성하게 활동해 1,600여 점의 그림을 남기고 101세에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있었다.
미국의 국민화가로 불리기도 했던 화가 모지스(본명 애너 메리 로버트슨, 1860-1961) 이야기다.
모지스 할머니의 자서전 제목처럼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