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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Nov 18. 2023

경험주의자가 되길

여기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시인의 문구들은 수능으로 자신의 학력을 증명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친구들에게도 어울리는 조언이 될 듯하다.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엘런 코트


시작하라. 다시 또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쳐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너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만들라.


돌들에게도 말을 걸고


달빛 아래 바다에서 헤엄도 쳐라.


죽는 법을 배워 두라.


빗속을 나체로 달려보라.


일어나야 할 모든 일은 일어날 것이고


그 일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흐르는 물 위에 가만히 누워 있어 보라.


그리고 아침에는 빵 대신 시를 먹으라.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돼라.

                        * 엘런 코트 : 미국 시인(1936~2015)


평생 고향 마을을 벗어나지 않고 시계추 같은 삶을 산 위대한 사상가가 있었다. 3대 비판서로 유명한 이 깐깐한 사상가는 유머를 담은 어록도 남겼다.


결혼은 판단력이 부족해서 하고

이혼은 인내력이 부족해서 하는 것이고

재혼은 기억력이 부족해서 한다.


이 대단한 철학자는 진심으로 이런 이유 때문인지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연애조차 한 기록이 없다. 그렇기에 임마뉴엘 칸트라는 서양철학사의 대단한 봉우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전 유럽 젊은이들을 슬픔에 빠뜨리고 모방 자살까지 속출하게 만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작가의 자전적인 얘기를 담았다고 한다. 여기에 바이마르 공국에서 왕의 참모로 정치도 하고 다채로운 삶을 살았던 이가 괴테다. 생의 말년에 <파우스트>를 집필한 힘은 아마도 이런 삶의 풍부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칸트도 대단한 저술 한 권쯤 집필하지 않을 시간에 여행도 많이 해보고 후회도 하며 괴테처럼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결혼은 해도 후회고  안 해도 후회라는데  비싼 비용의 경험을 건지는 쪽이 어땠을까.


어떤 삶을 택할지는 자유지만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라면 그래도 경험해 보고 후회하는 쪽이 어떨까. 청춘들에게는 사회적으로 더 추워진 날씨가 아랫목으로 파고드는 심리를 자극한다. 그래도 찬바람을 쐬며 어딘가에서 건강한 경험을 쌓고 추억을 만드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104) Luciano Pavarotti Che gelida manina (루치아노 파바로티. 그대의 찬손)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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