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by Matricaria


진실된 눈빛을 오랫동안 바라보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경험을 하게되는데 그렇다고 어디하나 모나지도, 손발이 오그라들지도 않고 그저 심박수만 지나치게 빨라진다. 오늘 특히 빛난다 싶으면 그 예감은 직감으로, 그 크기는 직접 들었을때에 더더욱 소중하고 거대한 크기이다. 나, 어쩐지 여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싶었어. 글을 읽고 있다면 어쩐지가 왜 쓰이는지 궁금하겠지. 그건 정말 비밀이야. 녹음에게 고마워 아니 너에게 고마워 너라서 고맙고 너이기에 감사하고 행복해.


청계천이 눈앞에 있었다. 물 앞에 있는 것 만으로도 여름의 더위는 사그라들었고 도시의 조명들로 생긴 윤슬이 눈앞에 일렁이길래 모든 말들을 나직이 내뱉었다. 마침 운이 좋게도 색소폰 버스킹 공연이 있었다. 청계천 글의 주인과 함께 청계천에 온 기억이 있는데, 그 사람이 좋아하는 아소토 유니온의 think about` chu를 연주해주셨다. 아, 왜 완벽한거지. 설명하려면 유치하고 괜히 나열하자니 낯간지러워서 생략하도록 하겠다.


편안하고 안온했던 여름에 낭만이 젖어들어간다.

청계천은 아시다시피 지나치게 은은하니 말이다.


낭만의 치사량을 넘긴때에 시원한 여름 밤바람이 불어오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혈관덩어리가 정말 열심히 혈류를 느끼고있다고 소리치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나의 모든 말들이 분위기에 취해서 내뱉는게 아니어야함을 주의해야한다. 낭만이 익숙하다. 짧지만 확실하게 낭만을 목도했고 느꼈기에 익숙한데, 너는 어떨지 모르겠다.


원래는 너의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려고 했다. 네 꿈은 뭐야? 너는 워낙에도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건강한 말들을 내뱉으니 그 깊이가 어떨지, 그 진심이 얼마나 진실될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가끔씩 얘기해주는 너의 목표들은 진실로 경이로웠기에 그 내용을 차근차근 나긋한 너의 목소리로 듣고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마주한 진심은 편안함을 불안함으로 변질되게 했고 불안함은 곧 정리가 되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미소로 바뀌었다. 너도 올해의 녹음이 꽤나 인상깊었구나, 이 시기가 너에게 힘이 되었구나, 여름이 좋았구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평생을 후회만 하고 살던 지난날의 모습들이 생각이 났다. 시기가 좋지 않아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눈치가 보여서, 남의 말이 다 옳기에. 말도 안되는 갖가지의 핑계를 대고서는 후회만 막심이었다. 끝이라고 생각하며, 끝을 되뇌이며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들으니 눈물이 쏟아졌다. 내 생에 그렇게 행복한 눈물은 처음이었다. 돌아서니 은은한 향기가 떠오르고 맑은 미소가 곧장 그리워진다.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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