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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딜리버 리 Feb 25. 2024

혹시나 싶어 봅니다

퇴근길에 7층 창을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불이 켜졌을 리 없건만 혹시나 싶어 봅니다. 역시나 불 꺼진 창입니다. 혹시나 싶어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지만 역시나 불 꺼진 방, 그대롭니다.


창밖으로 내려다본 도로가엔 7층을 바라보는 남자가 서성댑니다. 그가 볼 수 있게 불을 켭니다. 내일도 7층 창문을 바라볼 그, 마음에 불이 켜지길 바랍니다.


바람소리가 윙윙대는 새벽, 투둑투둑 빗소리가 창을 두드립니다. 찾는 이 없는 곳, 찾아주는 비, 반가워 창문을 왈칵 열뻔했습니다. 그 마음이 가여워 방안에 눈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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