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이 없는 거, 교육이 없는 거,
저는 그게 급식실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널 얼마나 힘들게 키운 줄 알아?"라는 말을 수시로 듣던 아이는 육체노동에 편견을 가진 어른이 될 것이고, 학력이 높을수록 육체노동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편견을 가진 노동자가 된다.
택배노동자가, 물류센터 노동자가 연이어 죽고, 택배노동자들이 파업하고 정치권에서 현장조사 하고 꽤나 떠들썩했다. 노동조건이 달라지고 변화가 있을 듯했지만 여전했다. 왜 바뀌지 않을까?
어느 날, 휴게실에서 쉬던 동료 몇몇이 이런저런 대화 중에 며칠 전 사망한 택배노동자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산재보험 가입도 안 해놨대". "개처럼 뛰고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잖아" 이런 얘기를 하는데, 한쪽 구석에 있던 동료가 "병신 같이, 지 몸 관리는 지가 해야지". "돈 벌라고 택배 했으마 지가 잘해야지"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는다.
아~ 정치권이 X 같아서 안 바뀌는 게 아니었구나, 노동자가 노동자의 죽음을 폄훼하고, 자신의 노동을 부끄러워하는데, 나아질 수가 없다, 바뀔 리가 없다.
지금껏 한국 사회는 존중과 배려의 척도가 돈이므로 필수 노동임에도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받는 그 볼품없는 노동의 대가가 급식실 문제의 본질, 아닌가?
그나저나 자신들의 노동을 다룬 기사를 본 급식 노동자는 몇이나 될까?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