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결정한 일을
남 탓으로 돌리지 마
학교에서 이런저런 갈등과 싸움을 일으키는 손자에게 같은 반 아이의 그림을 찢었냐고 묻자 그럴걸요라며, 그 아이의 탓으로 그렇게 했다니까 경찰인 할머니가 한 말이다.
애인에게 배신당한 찌질이가 동네 놀이터에서 분신쑈를 벌이는 것으로 시즌1을 시작하기에 정말 별 일 없을 것 같은 영국 어느 마을의 여성 경찰의 좌충우돌 에피소드 코미디물인 줄 짐작했다. 더구나 제목도 ‘해피 밸리’니까.
회를 거듭할수록 복잡다단한 개인사와 서로 간의 감정이 얽히고설키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 평범한 이웃이었던 사람들의 범죄, 어떤 범죄라도 해피하게 마무리되는 미드랑 결이 다르다.
보통의 수사물 시리즈에서 여성은 남자 주인공의 보조자 또는 몸매 완전 쩌는 섹시녀에 문무를 겸비한 비현실적 인물이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아니다.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몸매의 어쩌다 할머니가 된 40대 후반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남자 주인공은 손자의 아버지인데 사이코패스 빌런이고, 대부분의 남자가 보조자 또는 찌질이다. 페미니즘이 전면에 드러니진 않았지만 여성들의 연대가 자연스레 드러나는 범죄수사물, 괜찮다. 시즌1과 시즌3은 10년의 차이가 있는데 여주의 외모는 시즌1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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