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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시은 Aug 08. 2022

강한 아이들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요즘 삶을 비관하여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리는 일도 안타깝지만 그 선택에 어린 자녀의 삶도 함께라는 것은 정말 가슴이 저릴 만큼 아프게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 엄마를 사고로 잃은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고작 여덟 살. 그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은 소녀가 살아가기에 세상은 험난 했습니다.

어느 날 술에 취한 소녀의 아빠가 울면서 말합니다.

"우리... 같이 죽으면 안 될까?"

소녀는 또렷하게 보았습니다.

아빠의 손에 들린 반짝이는 식칼을...

세상이 험난하기는 어른인 소녀의 아빠에게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소녀는 무서웠습니다.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빌며 애원했습니다.

"아빠, 잘 못 했어요. 나 죽기 싫어요.

아빠 말 잘 들을게요. 죽지 말아요."

소녀의 애원 때문이었는지, 어쩌면 아빠도 용기가 없었던 건지 아빠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 집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아빠는 그 후로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소녀의 삶은 더 힘들어졌지만 열심히 살았습니다.

부모의 보살핌 없이 세상을 살아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과연 나은 것일지 고민이 들만큼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스스로의 삶을 지켜냈습니다.

그 어린 소녀는 어른이 되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부모가 되어 살아갑니다.

물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마음에 상처가 많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 분명 많을 겁니다.

하지만 남들보다 상처가 좀 많으면 어떻습니까?

꿈을 꾸며 설레기도 하고 좌절도 하면서 이 세상을 느끼고 숨 쉬며 살아간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요?



부모 없이 아이가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엄청난 고난의 연속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결정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낼 것입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가 걱정이 된다면 옆에서 지켜주는 게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 테지만 혹여나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부디 아이의 생까지는 꺽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합니다.

스스로 힘으로 뿌리를 내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겁니다.

그 꽃은 무척 향기로워 나비를 부르고 벌을 불러 모아 열매를 맺고 계속 그렇게 살아나갈 겁니다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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