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기적이라는 건 꼭 멀리서, 어떤 초자연적인 사건으로만 찾아오는 게 아니더라. 내가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 건지 나에게 기적이란 단어는 좀 추상적인 단어이다.
큰애를 낳고, 아이가 자라는 걸 보면서, 문득 참 신묘하다는 생각, 이게 진짜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없던 생명이 잉태되어 태어나고, 아무것도 모르던 아기가 말을 트고, 나와 눈을 맞주치고, 생각을 갖게 되고, 어느새 자라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 그게 정말 기적이 아닐까?
병이 낫는 것보다, 무(無)에서 생명이 피어나고, 자라나는 그 과정 자체가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우리는 흔히 기적을 특별하고 신비한 현상으로만 여기지만, 사실 내 아이가 자라고 우리가 살아 숨 쉬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전부 기적 같은 거더라고.
그렇게 일상 속에서 수많은 기적을 발견하며, 나는 비로소 절대자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어. 이건 그 어떤 거창한 사건보다 더 생생하게, 매일매일 우리 곁에 머무르는 진짜 기적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