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태신앙으로 자라 오랫동안 교회에 열심히 다녔어. 성가대, 학생부 교사, 교회 차량 운전까지 뭐든 기쁨으로 감당했고, 십일조나 헌금도 목사님 말씀대로 정직하게 드렸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안에서 느끼는 부담이 커졌어. 헌금 그 자체보다도, 그것을 당연한 듯 요구하는 분위기, 그리고 성경보다는 교회 운영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설교들이 마음을 무겁게 했어. 결국 점점 실망이 쌓이고, 교회를 떠나게 되었지.
그러나 신앙을 완전히 놓은 건 아니었어. 늘 마음속엔 다시 신앙생활을 해보고 싶은 갈망이 있었고, 몇 번은 용기 내어 교회도 찾아갔어. 성가대도 다시 섰고 교인들과도 교제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또다시 교회의 이기적인 모습과 헌금에 대한 강요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지.
그런데 최근 내 두 아들을 보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어. 큰아이는 손해를 보더라도 늘 남을 먼저 생각해. 필요한 게 있어도 용돈 달라는 말도 안 하고, 조용히 참는 아이야.
반면, 막내는 어릴 때부터 자기가 받을 것에 더 집중하는 성향이야. 늘 자기가 뭘 살 수 있을지 먼저 보고, 농담으로 커피 한 잔 사달라 하면 “지금 돈 없어요”라고 하기도 하지. 그런 모습을 보면, 남이었다면 야속하다고 느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하나도 섭섭하지 않아. 오히려 귀엽고 사랑스러워. 다음엔 뭘 사줄까 생각하게 되고, 늘 마음이 간다. 왜냐면, 내 자식이니까. 내가 사랑하니까.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그런 부모라면, 하나님은 오죽하실까? 내가 뭘 얼마나 했느냐, 얼마나 드렸느냐를 따지시기보다,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여전히 사랑하시지 않을까? 하나님은 헌금이나 봉사로 나를 판단하지 않으실 거야. 그보다 내 마음, 내 중심을 보고 계신다는 걸 알게 되었어. 사람 부모도 자식을 그렇게 사랑하는데, 하늘 부모 되시는 하나님은 더 크고 깊은 사랑으로 나를 품고 계시겠지. 그 생각이 요즘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줘. 신앙은 헌금이나 헌신의 무게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 사랑 안에 거하는 것이구나,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