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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May 04. 2024

처음 만나는 오세아니아 8 - 시드니 4

2024.03.13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스카이다이빙

뜻밖의 미라클모닝

오늘도 새벽을 달린다. 예전에 하와이서 실패한 스카이 다이빙. 뭐 전날 산불이 나서 어쩌고 하더니 내 생각엔 다이버가 전날 술 쳐 먹고 뻗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뭐 어쩌겠나? 그래서 오늘은 한풀이다.

돌아오면 점심때라 배고플 거 같아 픽업장소 가는 길에 바나나브레드를 하나 샀다. 토스트 해줄까 물어봤지만 바로 가야 할 것 같아 그냥 플레인으로 받고 나왔다. 도착하니 드라이버가 한국분이시다. 마리트에서 예약한 거라 한국인 전용인 건가 했는데 다른 참가자는 다 외국인. 그냥 여기서 일하는 한국분이셨다. 워킹홀리데이로 왔고, 호주에서 계속 살 계획으로 왔다고 한다.

Sydney Skydivers - 1300 SKYDIVE

혹시나 했지만 내 고프로는 사용 못한다고 해서 비디오 촬영 추가결제. 슈트 갈아입고 조금 기다리다 안전교육을 진행했다. 나름 공항이라 전광판에 내 이름도 뜨고 신기하다.


경비행기에 탑승하고 올라가는데 이제 약간 긴장된다. 다른 솔로 점퍼들 뛰는 거 먼저 보는데 시야에서 순식간에 사라진다. 눈앞에서 뛰는 걸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뛸 시간이 다 와갈 때 고글 착용. 얼굴이 꽉 눌려서 못생겨지겠네 싶었으나 뛰면 더 못생겨질 텐데 고글이 대수인가 뭐? 마지막으로 내 차례. 뛸 때는 팔을 크로스해야 돼서 외쳤다. 와칸다 포에버!

와 이거 상상이상이다. 자유낙하 하는 동안 계속 미쳤다를 외친듯하다. 몇 초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 너무 재밌다! 아드레날린 대폭발!!! 낙하산이 펼쳐지고 평온한 시간에 든 생각은 열기구 따위가 몇십만 원인데 비슷한 가격이면 99번을 이거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상에 다 와가니 든 생각은 아 종아리 아프다. 슈트끈이 꽤 아프다. 착륙하고 보니 어깨도 좀 아프네 처음 느끼는 자유낙하라 근육이 좀 놀랜듯하다. 별생각 없었는데 이 통증은 며칠 갔다. 

같은 타임에 뛰는 일행은 혼자온 분과 둘이서 같이 온 두 분이 있었는데 그 두 분이 미리 작성하는 서류도 작성하지 않아 늦게 뛰고, 돌아갈 시간에도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내가 안 돌아갈 거냐 묻자 그제야 이동했다. 그 둘을 기다리며 혼자온 분이 첼시 FC 옷을 입고 있기에 첼시 팬이냐 물으니 맞다고 하며 스몰톡을 했다.

나 : 너 첼시팬이니?
쉐인 : 맞다.
나 : 너 손흥민 싫어하겠네?
쉐인 : 토트넘은 싫지만 손흥민은 긍정적인 사람이라 OK다. 너는 잉글랜드에 가봤니?
나 : 몇 년 전에 가봤다.
쉐인 : 일하러? 관광하러?
나 : 관광하러 (잉글랜드에도 일하러 많이들 가나보다)
쉐인 : 손흥민 경기는 봤니? 한국애들 축구 보러 많이 오드라
나 : 내가 갈 때는 손흥민이 없었어

대충 이런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끝나고 시내 픽업장소에 내리며 쉐인이 위던잇하며 악수를 청하자 위서바이브드라고 응수했다.


Chin Chin

돌아와서는 저녁 오페라를 대비해 제일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동행분을 만나러 나갔다. 어제 지나가다 보니 멜버른에서 못 간 친친이 여기도 있네? 동행분도 여기 오케이 하셔서 점심은 여기다! 다행히 줄도 없어서 바로 입장. 오 진짜 맛있다. 괜히 유명한 게 아니네? 동행분 아니었으면 안 오거나 와도 메뉴 하나뿐일 텐데 아주 귀인이셨다.


Single O Surry Hills

밥은 내가 사니 동행분이 어제 맛있는 카페를 갔다며 나에게 꼭 맛있는 커피를 사주고 싶다며 데려갔다.

서리힐에 있는 카페였는데 자동으로 나오는 커피도 신기했고 전문적인 분위기가 확 났다. 역시나 커피도 맛있었다.


갈까 말까 하다 가게 된 본다이비치. 좀 걷고 버스로 한 번에 이동이 가능하다. 아이스버그 수영장이 좋아 보였지만 물놀이는 골드코스트에서 하기로

산책 쓱 한 번 하고 가이드님이 추천해 주신 카페서 시원하게 또 한잔

돌아가는 길은 이 또한 가이드님이 추천해 주신 페리를 타고 가보기로 한다. 왓슨스 베이에서 타고 가는데 몇 번째 보는 뷰지만 역시 멋있다. 오페라하우스를 또 다른 각도에서 다시 볼 수 있어 특히 좋았다. 서큘러키에 도착해서 이번에도 가이드님이 추천해 준 핫초코 한잔 마시고 동행분과 간단히 쇼핑 후 나는 마술피리 오페라를 보러 가야 돼서 작별인사를 했다.

오페라하우스를 멀리 서는 봤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또 처음. 입장권을 받고 혹시 졸지 몰라서 숏블랙 하나 시켜 마시고 착석하였다. 좀 일찍 도착해서 대기 중인데 다음날에나 올 줄 알았던 스카이다이빙 영상이 왔다는 메일 알림이 왔다. 스토리에 올리니 다들 반응이 좋았다.

대단하다고들 하는데 사실 뭐 나는 한 게 없고 교관과 같이 뛰니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별거 없다. 어떻게 보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더 무서운 말 같지만 말이다.


Sydney Opera House

제일 앞 제일 끝자리.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흔치 않은 기회라 좋은 자리로 예매했는데 자리 엄청 좋다. 공연장이 작아 앞자리 사이드임에도 무대 모든 부분이 잘 보인다. 안 보이는 건 배우의 발 정도. 음향시설도 없어 오케스트라와 배우의 육성도 스피커가 아닌 실제 소리인데 앞자리라 귀에 팍팍 꽂히고 어떤 악기를 누가 연주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내용 중 피리 소리가 나는 부분은 플루트 연주자가 직접 연주해서 좋고, 오르골 소리 나는 부분도 대형 칼림바 같은걸 직접 연주한다. 내용은 판타지인데 일부를 제외한 등장인물 대부분이 현대식 의상을 입은 것도 흥미로웠다.

약간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우려와 다르게 졸지 않고 너무 재밌게 봤다. 이런 공연은 어째 주인공보다 감초 역할이나 악역이 인기가 더 좋은 경우가 많다. 인터미션 때 보는 야경은 덤! 끝나니 10시 15분. 숙소 도착하니 11시가 거의 다 돼서 내일 이동을 위한 짐을 어느 정도 싸두고 시드니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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